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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 시사…‘마가’ 지지층서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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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6. 23. 10:28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할 수 없다면" 게시글
'핵 프로그램 중단이 목표' 기존 입장과 배치
US-ANTI-WAR-PROTESTORS-RALLY-IN-CITIES-ACROSS-THE-COUNTRY-AFTER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란 공습 반대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키파를 쓴 채 참가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뒤 이란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정권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옳지 않지만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미가)'할 수 없다면 왜 정권교체가 없을까. 미가!!!"라고 적었다.

앞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정권 교체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정권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이후 장기적인 합의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 언급은 이란에 대한 압박이 핵 프로그램 중단이라는 제한적 목표라는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미국이 이란과의 장기적인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 고립주의 성향의 마가 지지층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마가의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미국 국민 대다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왜 우리가 이 힘겨운 일을 도맡고, 선택의 여지가 있는 전쟁에 전투 병력을 투입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친 트럼프 성향 보수 매체인 브라이트바트 뉴스의 매슈 보일 워싱턴지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는 전쟁에 개입하기를 원치 않았던 마가 지지층에 많은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내 인사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없는데 왜 개입하느냐"며 "우리는 끝도 없는 중동 전쟁에 지쳤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미국이 대외 문제에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었고, 마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란은 아직 미국 기지나 석유 공급망에 대한 위협 등 보복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이런 자제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고려 중"이라며 "보복 전에는 어떠한 외교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의 군사작전 목표 달성이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핵 위협과 탄도미사일 위협이라는 두 가지 실질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번 작전을 시작했고, 이제 거의 목표에 도달했다"며 "필요 이상으로 작전을 이어가지는 않겠지만, 너무 일찍 종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에 새로운 핵협상을 제안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공습을 강력히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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