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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연료비조정단가 최대치…치솟는 유가에 불안한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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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5. 06. 23. 15:13

산업통상자원부 ㎾h당 +5원 동결 결정
13개 분기 연속 유지…한전 재무위기 영향
중동 리스크에 국제유가 출렁
전력망 투자도 한전에 부담
한전 전경
정부가 한국전력의 재무위기 상황을 고려해 3년째 연료비 조정단가를 최대치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국제유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어 한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전은 3분기(7~9월)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중 최근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것이 매 분기에 앞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다.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현재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이다.

이번 결정도 한전의 200조원이 넘는 재무구조 상황을 고려했다. 최근 3개월간 연료비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해 3분기의 경우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6.4원으로 내렸어야 했다. 그러나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총부채 '205조18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 결정했다. 이로써 연료비 조정요금은 13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유지 중이다. 일반용 전기요금은 9개 분기 연속 동결된다.

문제는 최근 중동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면서 한전의 재무위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전기요금을 올리면서 한전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됐지만, 지난 22일 이란 의회가 미국의 핵시설 공격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해 해협의 최종 봉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제유가가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때 한전 수익은 1100억원이 감소한다는 추산이다.

여기에 전력망 투자도 한전의 재정에 부담이 되는 요소다. 한전은 2038년까지 72조8000억원을 투입해 서해안 초고압직류(HVDC) 송전망 등을 건설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2030년경까지 '제2의 경부고속도로'에 비유되는 '에너지 고속도로' 개통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란·이스라엘 리스크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돼 한전의 구입단가가 판매단가를 추월하게 되고, 전기요금이 동결된다면 한전의 재무구조는 더 안좋아질 것"이라며 "아직 누적적자가 31조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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