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가전 성수기’ 발목 잡은 TV… LG전자, 상반기 실적 온도차 불가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1010000537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7. 01. 18:00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8965억, 전년비 25%↓
생활가전·전장·냉난방공조는 성장 지속
TV는 3개월 만에 적자 전환 전망
수요 둔화 및 中 공세에 3분기도 '적신호'
[사진] LG전자, ‘초대형’, ‘무선’, ‘AI’ 강화한 QNED TV 출시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 확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가전 매장 미디어 마크트에서 직원이 LG QNED TV의 AI 기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LG전자
LG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고 전장·냉난방공조(HVAC) 등 신사업도 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TV 사업 부진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1분기 선행 구매가 몰린데다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수요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까지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그간 상반기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1조5933억원, 896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이달 초 전망치(매출 21조7080억원, 영업이익 9538억원)보다 내려갔다. 올해 1분기 3개 분기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에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또 다시 1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르면 이번 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7000억원대까지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 중이다.

통상 LG전자는 생활가전 수요가 큰 1·2분기에 수익성이 커지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이 1·2분기에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생활가전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잠정실적에는 사업별 세부 수치가 공개되진 않지만, 회사 안팎에선 전년 동기 대비 2000억~3000억원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격인 전장과 냉난방공조 사업도 실적 기여도를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기존 '상고하저'의 실적 흐름을 탈피하기 위해 고수익·고성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이며, 전장과 냉난방공조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분기 전장과 냉난방공조 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12.4%, 11.7%로, 올해 2분기에는 13%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달리, TV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50억원)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분기에는 많게는 900억원대 영업손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같은 기간 생활가전과 전장, 냉난방공조 사업의 영업이익 증가분(전망치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1270억원)와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실상 TV 사업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증가분을 고스란히 상쇄하는데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3000만대로, 전년 대비 2% 늘어나는데 그쳤다. TV 시장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기간 교체 수요 증가로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LG전자의 TV 출하량 점유율 역시 전년과 동일한 10%에 머물렀다. 초대형 미니LED와 LCD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도 LG전자 주력인 OLED 비중을 약화시키고 있다. 올해 2분기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었던 점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증권은 3분기까지도 2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TV 사업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상반기 생활가전 특수를 온전히 누리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전체 매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