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순자산총액 턱밑 추격
포트폴리오 넓혀 리스크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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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기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KB자산운용이 보유한 ETF의 국내 비중이 75%에 달하는 만큼, 해당 상품들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혜를 누린 것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우상향 전망에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다는 점에서, KB자산운용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은 해외 ETF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지속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6조3448억원으로 국내 자산운용사들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16조3772억원)보다 330억원 정도 뒤처져 있다. 두 회사 간의 점유율 차이는 0.01%포인트다.
KB자산운용이 ETF 점유율 3위 자리에서 밀린 건 작년 말이다. 지난해 나스닥, S&P500 등 미국 주요 지수들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앞선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ACE ETF에서 해외 자산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 비중이 크기 때문인데, 지난달 말 기준 72%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돼 두 회사 간의 ETF 순자산총액 차이는 1분기 말 기준 9783억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극이 계속해서 벌어지자, 업계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위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 KB자산운용은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코스피 강세와 함께 국내 ETF로 자금이 많이 들어오면서 수혜를 입은 것이다. KB자산운용으로선 국내 ETF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 KB자산운용의 국내, 해외 ETF 비중은 각각 74.8% 25.2% 수준이다.
증권가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상방 압력이 향후에도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KB자산운용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대북 친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며 "코스피 4000까지도 회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KB자산운용은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상반기 동안 미국 관련 상품들을 줄곧 출시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치우쳐 있는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KB자산운용이 상반기 출시한 ETF 8개 중 7개는 미국 관련 상품이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 RISE 리브랜딩 이후 연금투자자를 위한 브랜드가 될 것을 목표로 삼고, 상품 라인업을 고민해 왔다"며 "연금 상품에서 주로 활용되는 ETF가 미국 관련 상품인 데다, 회사 역시 관련 상품 라인업이 부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반기 동안 집중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내 ETF도 균형 있게 상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