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에스보넨의 입주자 선택 공용공간은 서울에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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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1일 오후(현지시간) 빈 중앙역 인근 '존벤트피어텔', 2일에는 '융에스보넨'과 '노르트반호프' 지구에서 다양한 계층의 소셜믹스와 고품질 설계 사례를 직접 확인했다.
존벤트피어텔은 약 44헥타르 중앙역 인근 유휴 철도부지를 민관협력으로 개발한 지구로, 스마트(SMART) 주택을 도입해 신혼부부부터 1인 가구까지 폭넓은 계층이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SMART 주택은 40㎡~100㎡까지 다양한 크기의 주택을 공급하고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공용공간 옵션을 제공해 신혼부부와 1인 가구 등 다양한 가구 형태에 맞춤형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2일 오후 방문한 '융에스보넨'에서는 입주자 선택형 공용공간인 '스마트룸' 시스템을 집중 시찰했다. 전체 100가구 중 21가구가 약 20㎡ 규모의 스마트룸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아이 용품 보관이나 방문객 숙박, 자녀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현지 건축가가 "21가구 모두 스마트룸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오 시장은 "다 쓰고 있다는 건 성공했다는 거"라며 "이런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처음 보는데"라고 극찬했다. 청년 전용 기숙사에서는 지하 사우나 시설과 헬스장, 공용 주방과 세탁실을 둘러보며 "학생들이 깔끔하게 산다"며 "위생적"이라고도 평가했다.
공공주택인 존벤트피어텔에서 10년간 거주 중인 한국인 하태영씨는 40평 규모 주택에 월세 1000유로(약 150만원)와 보증금 1억원 수준을 내고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15년 거주 후 공시지가로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며, 실거래 가격은 1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 시장은 현지 거주자와의 대화에서 "진흥기금 활용이 가장 관심 있는 특징"이라며 "진흥기금을 어느 정도 처음에 마련해 놓고 출발해야 이런 시스템이 가능한 건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 같은 경우에는 유휴 공간이 없다. 가용할 수 있는 토지가 없어서 여기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며 서울의 현실적 제약을 언급했다. 이어 "서울은 차고지나 공용 주차장, 심지어 간선도로 위를 이용해서도 어떻게든 공용 공간을 활용해 임대주택을 지으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미 주차장이나 공영주차장, 간선도로, 빗물펌프장 위 등을 이용해서 공공주택을 짓는 것을 시도하고 있고 올해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것들도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가 소득 계층별로 혼합하는 소셜믹스"라며 "소득이 높고 낮음에 따라서 한 단지에 잘 어우러져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령대별로 청년 전용 주택, 어르신 전용 주택, 세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택 형태 같은 것들을 전부 섞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나 외로움, 소외감 같은 것도 줄일 수 있는 혼합형 주택도 계속해서 시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년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울의 경우 가용할 수 있는 토지가 적기 때문에 평형이 작아질 수밖에 없고, 그래야 임대료도 싸진다"며 "공용 주방이나 공용 세탁실, 공용 거실, 운동할 수 있는 공간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집어넣으면서 주거에 필요한 전용 공간을 작게 만드는 것이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1~2인 가구, 청년·고령층과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교통이 편리한 우수한 입지에 돌봄·의료·커뮤니티 등을 갖춘 고품질 임대주택이 미래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향상에도 집중하겠다"며 빈의 소셜믹스 모델이 서울 공공주택 정책 업그레이드의 주요 참고사례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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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오 시장은 2일 새벽 도나우강변 '피어22' 현장을 방문해 서울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확인했다. 피어22는 도나우강 21km 길이 섬에 조성된 수변공간으로 파크워킹(Park Working) 개념을 도입해 재택근무자들이 노트북을 들고 와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강변에는 2층 구조의 데크와 바비큐 시설, 어린이 물놀이 공간, 트램펄린 등이 설치돼 있다.
현장을 둘러본 오 시장은 "감성도시 만들 때 카페만 만드는 것보다 이런 시설물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설물이 좋다"고 평가했다. 비특히 물 위에 설치된 해먹과 트램펄린을 보고 "아이들이 와서 놀면 진짜 좋아하겠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갖다가 그대로 한강에 만들어놓을 것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