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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율 관세장벽 미국 회피 아세안·EU 수출 늘어난 중국산, 최종 목적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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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07. 11:46

5월 중국의 대미 수출 43% 하락 불구 전체 수출 4.8% 증가
아세안 수출 15%·EU 수출 12% 늘어나
FT "중, 동남아 경유 미 수출 증가"
중국산 저가 EU 수출 급증...EU, 중국 소포에 2유로 부과
MOLDOVA EU SUMMIT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4일(현지시간) 몰도바 치시나우에서 진행된 EU-몰도바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EPA·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때문에 미국 수출을 줄었지만, 대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늘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중국산의 동남아 수출 물량 일부는 미국으로 재수출되고, EU 수출 상품은 그곳 소비자용이라고 분석했다.

◇ 5월 중국의 대미 수출 43% 하락 불구 전체 수출 4.8% 증가...중, 아세안 수출 15%·EU 수출 12% 늘어나
FT "중 기업들, 미 관세 장벽 회피 목적 동남아 경유 미 수출 물량 증가"

미국 인구조사국(USCB)에 따르면 5월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3%(약 150억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아세안과 EU에 대한 수출은 각각 15%·12% 늘어나 전체 수출 4.8% 증가를 견인했다.

이와 관련,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세운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통해 미국으로 보내는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일 타결된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합의에서 미국이 베트남산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 대해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 중국의 대미 재수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전했다.

FT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로 베트남 제조업이 크게 활성화됐으며 올해 미국의 새로운 대중 관세 부과로 베트남 제조업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5월 34억달러의 중국 수출품이 베트남을 통해 경로를 변경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5월 인도네시아를 통한 간접 무역도 25% 증가한 8억달러였다.

이 업체의 마크 윌리엄스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 데이터가 '정말 놀라운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제1차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상당히 즉각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중국으로부터의 미국 수입은 감소했지만, 베트남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도 싱크탱크 글로벌 무역연구이니셔티브(GTRI)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 설립자는 FT에 5월 인도의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했는데, 중국·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은 22.4% 늘었다고 밝혔다.

스리바스타바는 "(대부분 중국으로부터의) 인도 전자 및 기계류 수입 급증과 대미 수출 증가는 글로벌 공급망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VIETNAM-ECONOMY/
4월 1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항에 정박 중인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적재되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행정부, 중국산 환적 수출 관세 강화에 중국 수출업체, 신시장 개척해야
미 '소액 면제 제도' 폐지 후 중국산 저가 EU 수출 급증...EU, 중국 소포에 2유로 수수료 부과 계획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환적 상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 수출업체들은 더 이상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는 생산량을 판매하기 위해 다른 수출 시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5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중국산 수입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한 1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아부다비상업은행의 모니카 말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자국 상품을 위한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 인구가 증가하고, 투자 프로그램이 강력하며 토착 제조업이 거의 없는 이 지역의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유럽에 대한 중국의 수출 증가는 환적 목적이 아니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가들은 평가한다고 FT는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4일 올해 첫 5개월 동안 섬유·화학·기계류 수입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5월 2일 테무·쉬인과 같은 중국 이커머스가 800달러(109만4600원) 미만의 상품을 무관세로 미국으로 배송하는 것을 허용하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 적용을 금지한 후 중국산 저가 제품의 EU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는 무역 방향 전환의 눈에 띄는 최기 징후가 나타났다고 FT는 평가했다..

네덜란드 항공물류 분석업체 월드ACD에 따르면 6월 첫째주 중국과 홍콩으로부터 미국으로의 항공 화물 중량이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콘퍼런스보드의 마리아 데메르치스 경제·전략·금융센터장은 유럽에서 눈에 띄는 중국의 주요 무역 방향 전환은 중국산 저가 소포에서 나타난다며 "이러한 품목은 재수출이 아니라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EU 관리들은 '소액 면제 제도'를 폐지하고, 각 배송에 2유로(3223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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