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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것만 불티…유통업계 주력된 ‘초저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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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7. 07. 16:50

대형마트, 3000~5000원대 치킨 경쟁
이마트, LG생건과 4950원 화장품
편의점, 900원대 가성비 PB 상품 확대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초저가 상품'이 유통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유통업체의 PB상품 등이 주력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닐슨아이큐 조사에 따르면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재 시장이 1.9%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오픈런으로 살 수 있는 '치킨 한 마리'<YONHAP NO-2605>
지난 6일 이마트에 진열된 3480원 치킨./ 연합
이에 대형마트 3사는 3000~5000원대 초저가 델리 치킨을 내세워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이마트의 '어메이징치킨', 롯데마트 '통큰치킨', 홈플러스 '당당치킨'이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들은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오픈런까지 나타났다. 2만~3만원대로 자리잡은 배달 치킨 시장 속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확보한 델리 치킨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치킨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10%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한 '통큰 세일'에서 대표 품목인 '통큰치킨' 10만 마리가 모두 오전 중에 동이 났다.

이마트 초저가 화장품 2탄 출시 2
이마트와 LG생활건강이 4950원 가격의 '글로우:업' 화장품 시리즈 2탄을 출시한다./ 이마트
초저가 바람은 식품을 넘어 뷰티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4950원대 '글로우:업' 화장품 시리즈 2탄을 출시하며 다이소 중심의 저가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마트는 닥터펩티, 리르 등 운영중인 5개 저가 브랜드뿐 아니라 신규 브랜드 추가 입점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출시한 1탄은 출시 10주 만에 약 4만 개가 판매되며 성공을 거뒀다. 이를 기반 삼아 이마트는 오는 10월까지 매장 내 가성비 화장품 진열 공간을 현재보다 3배 확대할 계획이다. 피부 보습과 진정에 중점을 둔 제품 구성으로 여름철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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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가 지난 5월에 선보인 신규 마스터 PB 'PBICK(피빅)' 제품./ CU
편의점들도 초저가 PB 상품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는 상품력 강화를 위해 10년 만에 마스터 PB를 기존 HEYROO(헤이루)에서 PBICK(피빅)으로 교체했다. 이외에도 '득템' 시리즈는 라면, 우유, 계란 등 생활필수품의 매출을 두 자릿수 이상 끌어올렸다. 특히 득템라면은 전년 대비 37.5%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GS25는 '리얼프라이스' 라인업을 올해 100종 이상으로 늘리고 매출 목표를 두 배 이상 상향했다. 이마트24는 '상상의끝' 시리즈를 내세워 900원 삼각김밥, 980원 아메리카노 등 가성비 높은 상품으로 고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이른바 '칩(cheap)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보고서를 보면,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서 저가 상품의 가격상승률이 고가 상품보다 더욱 높게 나타나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칩플레이션 현상 심화는 소비자 체감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PB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 체감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해석이다. PB가 중요한 집객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저렴한 대체재' 이미지에 머물던 PB는 이제 품질·디자인·트렌드까지 반영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유통사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전체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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