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 융합 가속으로 그룹 신성장 동력 마련
글로벌 의료AI, 2030년 1817억 달러 규모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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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LG AI연구원은 암 진단 및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하고, 미국 밴더빌트대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실험실에 머물던 AI를 임상현장에 실전 배치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된 것이다.
현재 정밀의료 AI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와 의료기업이 경쟁하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2023년 158억달러(약 21조7281억원)에서 2030년 1817억달러(약 249조8738억원)로 10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5G 기반의 통신망, 전자의무기록(EMR) 보급률 90% 이상이라는 인프라 강점에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더해지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하나증권 역시 국내 의료 AI 시장이 2030년 66억7000만달러(약 9조1725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공개한 엑사원 패스 2.0은 병리조직 이미지와 유전체 정보를 정밀 분석해 암 등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의료 AI다. 기존 유전자 변이 검사가 평균 2주 이상 걸렸던 것과 달리, 해당 AI를 활용하면 검사 시간이 1분 이내로 단축된다.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도 78.4%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엑사원 패스 2.0은 DNA와 RNA 등 멀티오믹스 데이터와 고해상도 병리 이미지(WSI)를 함께 학습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특히 기존 AI 분석에서 흔히 발생하던 패치 단위 이미지 분석의 한계를 극복해, 병변 전체 맥락까지 반영한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폐암, 대장암 등 특정 질환에 최적화된 치료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환자 조직 표본과 치료 데이터를 반영한 실전형 의료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황태현 밴더빌트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에 돌입했다. 황 교수는 미국 정부의 캔서문샷 위암 프로젝트를 이끄는 한국인 석학으로, 공간 멀티모달 분석 기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황 교수는 "우리는 단순한 모델 개발이 아닌, 환자를 살리는 AI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의사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