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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리밸런싱’ 나선 KB금융…비용절감·재무안정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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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7. 09. 18:30

신종자본증권 3700억원 조기상환
발행금리 낮춰 조달비 절감 효과
자본건전성에 대한 자신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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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선순위 회사채 발행을 통해 3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전액을 조기 상환한다. 발행금리를 낮춰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는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로 은행권 이자이익에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오히려 비용을 줄여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금융회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자본 감소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이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한 건 자본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BIS(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이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CET1(보통주자본) 비율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조기상환 부담을 낮췄다.

오히려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자비용을 절감, 향후 주주환원율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리인하기에 진입한 만큼, KB금융이 당분간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금융채 발행 등 이자비용 절감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은 37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을 오는 14일 전액 중도상환할 예정이다. 해당 증권은 KB금융이 2020년 7월 구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할 당시 운영자금 확충 목적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다. 이와 관련 KB금융은 지난 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도상환 콜옵션 행사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KB금융이 자본성 증권인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추진한 이유는 '이자 비용 절감'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인 만큼, 이자율이 일반 금융채 대비 높은 편이다. 신종자본증권 대신 금융채(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자비용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KB금융이 2020년 당시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이율은 3.17%였다. 금융채 3년물이 2.5%대를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이자 비용을 0.5%포인트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이자비용을 줄이면 실적 방어에도 유리하다. 실제 올해 1분기 KB금융의 사채 관련 이자비용은 6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비롯한 대출 규제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금융그룹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적 방어가 가능해지면 주주환원 지표인 CET1비율도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KB금융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결정은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BIS자본비율에 반영돼 건전성 지표를 개선시킬 수 있다. KB금융의 BIS자본비율은 16.57%로, 4대 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CET1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조기상환 결정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사채(금융채) 금리가 저렴해 자금조달 측면에서 이자비용이 낮아질 수 있으면서도, CET1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비용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이익이 늘어나고 CET1비율 관리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자본증권)전체 잔액 4~5조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본비용과 조달비용을 비교한 뒤 더 효율적인 수단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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