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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중국 대응 초점 국방정책 전환의 중심 콜비 차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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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14. 06:01

WSJ "콜비, 중국 압박 강화 지원 확보 집중 미, 아시아 외부 의무 제한 선호 '우선주의자'"
대만 전략 수립 주도...일본 정부에 국방비 증액 압박
호주 핵잠수함 기술 지원 반대...전 CIA 국장 손자
콜비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가 3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미군의 초점을 중국 대응에 맞추는 미국 국방 정책 전환의 중심에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비 차관은 6월 초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서 보낸 메모에서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무기의 수와 전 세계 훈련 및 전쟁을 위해 미국의 보유하고 있는 무기의 수를 집계,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지원 요청이 이미 고갈된 구 국방부 비축량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콜비 차관, 미군의 중국 대응 초점 미 국방정책 전환의 중심

이 메모에는 권고 사항이 없었고, 국방부 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미국 비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일부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무기 선적을 중단하기로 한 국방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 사례는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적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오랜 공약을 잘 이행하려는 콜비 차관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의 지지자들은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지속하면서 출범 수개월 만인 5월 초 후티 반군, 6월 22일(이란시간) 이란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상반된 압력을 부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콜비
J.D. 밴스 미국 대통령(왼쪽)이 3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밴스 부통령과 콜비 차관은 예일대 로스쿨 동문이다./AFP·연합뉴스
◇ WSJ "콜비, 중국 압박 강화 지원 확보 집중 미, 아시아 외부 의무 제한 선호 '우선주의자'"

콜비 차관은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를 위한 자원 확보를 위해 아시아 외부에 대한 미국의 의무 제한을 선호하는 '우선주의자'라고 알려져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이는 유럽과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오랜 약속을 중시해 온 국방부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과 상반된다.

헤그세스 장관의 수석 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은 "콜비는 자원이 제한된 시대에 미국이 스스로를 가장 잘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깊이 생각해 왔다"며 "많은 정책 입안자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콜비 차관과 함께 외교·안보 싱크탱크 '마라톤 이니셔티브'를 설립한 웨스 미첼 전 국무부 차관보는 "콜브리지가 진짜 문제를 지적하면서 '다른 지역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주요 위협에 우선순위를 두자'고 말했다"며 "이는 미국이 3개의 전쟁에 필요한 자원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정당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콜비 차관은 전날 대만 유사시 미국과 중국이 전쟁에 돌입할 경우 일본과 호주가 어떤 역할을 할지 구체적인 입장을 양국 정부 관리들에게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전날 보도와 관련, 엑스(X·옛 트위터)에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억제력 회복과 힘을 통한 평화 달성이라는 상식적인 어젠다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에는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우리의 집단 방어와 관련한 다른 조치 강화를 촉구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썼다.

미군 아시아 배치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규모./미국 국방우선순위 보고서 캡처
◇ 콜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치밀한 대만 전략 수립 주도...일본 정부에 GDP의 3.5% 국방비 증액 압박
미·영의 호주 핵잠수함 기술 지원 반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전략 문서 초안 작성을 지원하기 위해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부 장관이 영입한 해병대 예비역 대령 프랭크 호프만은 "콜브리지가 전략 수립 프로세스를 관리 업무를 정말 잘했다"면서도 "하지만 대만을 중국과의 군사 경쟁의 중심적으로 삼는 데 필요한 전략에 있어 그가 매티스 장관보다 초점을 더 좁혔었다"고 전했다.

콜비 차관은 2021년 출간한 저서 '거부의 전략(The Strategy of Denial)'에서 대만이 일본·필리핀과 함께 중국과 인접해 있어 그 방어가 중요하다면서 러시아가 반(反)중국 연합에서 미국의 '잠재적 협력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공격에 '매우 노출'돼 있으면서도 비용과 위험 대비 동맹에 의미있는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경고했다.

태평양에서 미국의 역량 강화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일부 전·현직 관리들은 콜비 차관이 동맹국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콜비 차관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해 일본 정부의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비를 GDP 대비 3.5%로 올려야 한다고 압박하자 7월 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월 21일 보도했는데, 그 주역이 콜비 차관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2025년도 방위 관련 예산은 GDP 대비 1.8% 수준이고, 2027년도에 2%로 올릴 계획이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GDP의 2.32%다.

아울러 콜비 차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출범한 미국·영국·호주의 안전보장 동맹인 오커스(AUKUS)가 재래식으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을 제공해 호주가 2040년대에 자국산 핵 잠수함 배치를 시작하게 하려는 1단계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호주 관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한 호주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국방부가 2030년대 이전에 일어나 가능성이 큰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 계획이 진행된다면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햄프리스
치누크(CH-47) 헬기가 2024년 5월 21일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해외 주둔기지인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이동하고 있다./연합
◇ 전 CIA 국장 손자 콜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대테러 정책, 중·러 대응 전환 전략서 작성 중심
2기 행정부서 국방비 지출·미군 배치 목표 설정 국방전략 수립 주도

콜비 차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방부 전략 및 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로서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방부가 채택한 대테러 정책의 초점을 중국과 러시아 대응으로 전환할 것으로 촉구하는 2018년 국가안보전략 초안 작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향후 수년간의 국방비 지출과 병력 배치 목표를 설정하는 국방전략(NDS)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45세인 콜비 차관은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 행정부 때인 1973년 9월부터 1976년 1월까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윌리엄 이건 콜비의 손자로 워싱턴 정가에서 '브릿지(bridge·가교)'로 불리며 투자은행 퍼스트보스턴코퍼레이션의 도쿄(東京) 지점장을 지낸 부친을 함께 일본으로 이주해 7~8년 정도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돌아와 하버드대(정치학)를 졸업한 후 예일대 로스쿨 재학 중 바이든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존 파이너의 동거인(주택 공동사용자)이었는데, 당시에도 막대한 자원을 낭비한 '역사적 오류'라며 2003년 이라크 전쟁과 장기간의 미군 점령에 반대하는 드문 공화당원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아울러 그는 2012년 기고문에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더 활기차게 재가동할 수 있는 모든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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