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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전문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전망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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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04. 06:29

NYT "관세협상, 미중 긴장 헤쳐나가야"
빅터 차 "트럼프, 주한미군 2만명 이하 감축 가능성"
WSJ "미중 균형외교, 트럼프 대중정책 혼선"
에버스타트 석좌 "이재명, 중국에 낭만적...한국 동맹서 이탈 가능성"
인사하는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여사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부인 김혜경 여사가 함께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단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과 함께 6개월에 걸친 정치적 공백으로 사실상 방치됐던 국내·외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벌어야 하고, 흔들리고 있는 주한미군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 NYT "국회 장악 수십년만 가장 강력한 대통령 이재명, 관세 협상, 미·중 긴장 헤쳐 나가야"
카네기재단 한국 전문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비관세 무역장벽 축소 거부시 한·미 관계 악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해 수십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에 속하지만, 침체한 한국 경제 회복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그리고 한국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 사이의 긴장을 헤쳐 나가야 하고, 여러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임기 내내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한국 전문가인 다시 드로트-베이하레즈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비관세 무역장벽 축소 등을 요구하고, 이재명 정부가 반발할 경우 한·미 관계가 매우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 협상은 미국의 다른 교역국도 직면한 현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 협상과 연계시키려고 하고 있는 안보, 특히 감축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위상 문제는 시급하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교역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각국에 대한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 빅터 차 "35년 전부터 철수 의사 트럼프, 주한미군 2만명 이하 감축 가속 가능성"
봉영식 "미, 주한미군 감축 일방 결정·실행 가능성"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대표 겸 한국석좌는 전날 논평에서 "주한미군 지상군 감축과 대만 위기 대응을 위한 항공·해군 역량 강화가 병행될 수 있고, 이에 따른 병력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며 "며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군사적 근거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정계 입문 훨씬 전인 35년 전부터 한국 내 지상군 철수 의사를 표명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4500~5000명 규모로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파견 합동기동부대로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기갑여단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스트라이커 전투여단(SBCT)이 9개월씩 순환 배치에서 한국을 제외해 한반도에 1개 포병 여단과 기존 전투 부대만 남게 되고, 주한미군 규모가 2만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차 대표는 한국의 신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저항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등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고,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할 경우 대만 유사시 미국 측에 합류하는 것으로 보는 중국이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어려운 딜레마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신정부의 이러한 임박한 군사·전략적 결정은 상호 관세·자동차 및 그 부품, 그리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인해 복잡한 정책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빅터 차
커트 캠벨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이 2024년 11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제9차 한·미 전략포럼에서 빅터 차 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대표 겸 한국석좌와 대담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NBC뉴스에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며 "안보 파트너가 처해 있고, 직면한 상황을 고려해 수용하지 않고, '미국에 좋은 것이 세계에도 좋다'는 식의 접근 방식을 고수할 경우 그 방식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중국을 억제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한미동맹의 역할을 전환하는 것에 이 후보가 저항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매파적 견해는 긴장을 만들거나 동맹의 안보 협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 연구위원도 "이재명 정부의 외교정책이 일본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동맹 관계에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에버스타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는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데이코베이컨(DACOR Bacon) 하우스에서 열린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대표 그레그 스칼라튜 ) 주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WSJ "한국의 북·중 관계 변화...이재명의 미·중 균형 외교, 중국 견제 트럼프 노력 혼선 가능성"
폭스 "이재명, 미·중·북 정책 심각한 우려"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이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할 경우 한·미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이번 결과가 한국의 중국 및 북한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한때 자신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과 비유한 바 있는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배제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진단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진보 정치의 중심으로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좌파 그룹의 사실상 수장으로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일 민주당 후보 경선 토론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축인 한미동맹을 발전시켜야 하고, 한·미·일 협력 관계도 중요하지만, 일방적으로 매일 수 없다"며 "중국·러시아·북한 등 현실로 존재하는 강대국 또는 특별한 관계를 일방적으로 적대화할 수 없고,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과 보다 균형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이 대통령의 희망은 무역·안보 문제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확신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들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중국에 무력으로 대만을 장악할 수 있다고 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으며 미군 약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한국은 중국과 대만 간 분쟁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 대통령이 국제 관계, 특히 한국의 미국·중국·북한 정책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이 대통령이 대선 운동 과정에서 실용 외교를 천명하면서 중국·러시아와 적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은 중·북에 강경했던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변화라고 짚었다.

◇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석좌 "이재명, 중국에 낭만적 매료..한국, 동맹서 이탈 가능성"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는 "이 대통령은 친좌파 정당의 강경 좌파 세력을 대표하고, 북한에 대한 그의 공감은 법정 기록(대북 송금 관여 혐의)이 있는 공개된 문제인데, 더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CCC)에 대한 낭만적인 매료"라고 지적했다.

에버스타트 석좌는 "민주당은 햇볕정책의 열렬한 지지자들로서 비무장지대(DMZ) 너머 북한 정권의 혐오스러운 행동에 대해선 언제나 변명할 수 있으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이라는 말을 거의 뱉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집권 하에서 미국이 한국과의 국가 안보 협력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지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라며 "동북아시아에서 갑자기 '이탈하는(runaway) 동맹국'이 생긴다면 미국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곧 알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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