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장 이글’ 그레이스 김, 에비앙 ‘메이저 퀸’ 등극

그레이스 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2년 3개월만 LPGA 2승째 거둬
2차 연장 이글 퍼트, 티띠꾼 제쳐

그레이스 김이 13일(현지시간)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25)이 2차 연장 끝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마무리된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등을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40타가 된 그레이스 김은 지노 티띠꾼(태국)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승부도 팽팽했다. 둘은 1차 연장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3.5ｍ 이글 퍼트를 넣은 그레이스 김이 승리했다.

2년 전 LPGA 투어에 뛰어든 그레이스 김은 올해 첫 우승이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LPGA 투어 2승째다. 그레이스 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차 연장에 많이 실망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정말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빨리 메이저 대회를 우승할 줄 몰랐다"고 기쁨을 표했다.

실제 운이 많이 따른 우승이었다. 티띠꾼과 2타 차로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들어선 그레이스 김은 투온을 노렸고 우드로 날린 2번째 샷이 경사면을 굴러 핀 60cm에 붙였다. 그레이스 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선두가 됐다. 이어 티띠꾼의 2.5m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빗나가면서 극적인 연장전이 성사됐다. 연장 첫 승부에서도 그레이스 김은 2번째 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연못에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벌타를 받은 뒤 친 칩샷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돼 연장 2차전으로 갈 수 있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다. 최혜진과 이소미가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 공동 1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10위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한 것은 2001년 이후 이번이 2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