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손실대수 2만4300여대 '심각'
21일까지 휴업후 공정 안정화 작업
전문가 "숨 고르기 진행 중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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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공피치가 장기화 되면 설비 안정화 및 유지비가 늘고 근로자들의 현장 피로도가 쌓일 뿐 아니라 협력업체 등 공급망도 피해를 입게 된다. 재고관리 부담과 시장 대응력 저하까지 전방위적 경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1일 직원들에게 울산1공장 2라인 7월 라인운영 및 휴업 실시 관련 내용이 담긴 공문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현대차는 해당 공지를 통해 "현재 12라인은 공피치 발생이 지속됨에 따라 현재까지 누적 손실대수는 2만4300여대, 이에 따른 손실금액은 약 1000억원을 상회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울산 1공장 2라인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핵심 라인이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정체 영향으로 판매 실적이 급감하면서, 현대차는 그간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해 왔다.
앞서 현대차는 이 같은 운영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지난달까지 수일간 일시적으로 라인 가동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이 누적되며 손실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자, 결국 정상 가동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더 이상 비정상적인 라인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바, 현재의 공피치 운영 방식을 정상 운영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 6개월간 지속된 공피치 운영으로 정상 라인운영 방식 변경 시 자재생산 및 공급능력 관련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며 "협력업체의 자재공급 능력 점검, 시간당 생산량(UPH) 27.5대의 정상 운영에 대비한 공장 안정화 작업 등도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1공장 2라인은 16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다.
정상 가동이 되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는 전기차 수요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 5의 경우 지난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1% 급감한 367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 평균 약 6800대에 달했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절반 가까이 줄며 수요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세 강화 등 글로벌 수요 환경도 녹록지 않다. 실제로 수요 확보 없이 공장만 정상화될 경우, 재고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협력업체의 공급 여력 역시 정상 운영 체제로 즉각 전환하기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캐즘이 향후 2~3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 본다면, 이러한 비정상적인 공피치 운영 방식으로는 더 생산 지속이 힘들었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과도기적 전기차 판매에 있어 이른바 숨 고르기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