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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형 공기업 경영평가 제외되나…에너지 업계는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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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07. 20. 16:48

국정위, 관리체계 별도 설계안 마련
에너지 공기업 영향력 커 고민 필요
수익성 제약 완화, 글로벌 경쟁 우위
감시 사각지대 부작용, 통제 방안도
기재부,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YONHAP NO-2356>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이 지난 6월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
정부가 한국전력 등 상장형 공기업들을 경영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법개정안 시행에 따른 운영 부담을 해소한다는 긍정 측면도 있지만, 자칫 감시 사각지대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가 공공기관 개편 논의 과정에서 상장형 공기업에 대한 관리 체계를 별도로 설계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곧 발표될 정부 개편안에 상장 공기업을 경영평가 대상에서 제외해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도록 하는 경영 지침이 담기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상장형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 한전기술 등 총 7곳이며,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개편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고 정기국회에서 공운법 개정안이 논의되면 2027년 경영평가부터 바뀐 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정위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공기업은 외부 감사 등 시장 통제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영평가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또 공익성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상장형 공기업들로서는 상법개정안 통과로 경영진의 소송 대응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주주 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부 역시 업무집행 지시자 책임으로 연계될 수 있어 국가개입 자체가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총 피소 건수는 320건으로 2020년 249건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상법개정안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약 31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한전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직이 개편될 경우, 수익성 제약 요소가 완화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 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완화할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해 왔다"며 "경영평가 분리 방안이 마련된다면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공기업의 자율성 강화가 공공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또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 등 카지노 공기업의 경우, 업종 특성상 규제가 완화되면 감시 사각지대에서 청렴도 하락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의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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