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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대 HK+사업단은 17~18세기 프랑스 예수회 신부들의 '역경(易經) 이해: 성경으로 역경을 해석하다'<표지>를 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번역서는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 조아킴 부베를 중심으로 한 '색은주의' 전통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파견한 사절단의 일원으로 1685년 중국에 도착해 수학과 천문학, 의학 등 서양 지식을 가르치며 '서학동점'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한 부베는 '역경'과 '성경'의 유사성과 상호 보완 가능성에 주목하는 '색은주의' 전통에 근거해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을 연결하는 독자적인 해석의 길을 개척했다.
또 부베의 제자인 푸케와 프레마르 등도 이러한 '색은주의' 전통을 계승하며, 유교 경전을 천주교 신학 안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를 지속했다. 이들은 '역경'의 상수 체계를 성경적 구원 역사와 연결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해석은 단순한 문화 번역을 넘어 문명 간 사유 체계의 대화를 가능케 했다.
번역에는 김보름 교수, 최정섭 교수, 방 인 교수, 등효정 교수가 참여했다. 원전의 난해한 고문과 예수회 신학 용어를 충실히 반영하고, 중국 고전과 기독교 문헌의 상호 해석을 위한 의미망을 정교하게 되살렸다는 평가다.
안양대 관계자는 "이번 출간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21세기 한국 학계에서 17~18세기 동서 문명 교류사, 특히 종교철학의 접점에서 이뤄진 창조적 사유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