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현 경기 구리시장이 22일 호우 비상근무 중 야유회에 참석해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일자 사과하고 있다. /구리시
백경현 경기 구리시장이 폭우 비상근무 기간 야유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구리시 홈페이지 등에는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백 시장은 22일 공식 성명을 통해 "경기북부 일대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시민 불안이 컸다"며 "이런 상황에 지역 단체의 관외 야유회에 참석하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SBS는 지난 20일 백 시장이 강원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지역 봉사단체의 하계 야유회에 참석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21일 보도했다. 당시 구리시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로 홍수주의보가 유지 중으로, 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 중이었다.
백 시장은 "이날 오전까지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야유회에 20분 간 참석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거듭된 비판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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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에 홍수주의보가 유지됐던 지난 20일 백경헌 구리시장이 강원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해 춤을 추는 모습./SBS뉴스 캡처
구리시청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백 시장을 향한 불만이 폭주했다. 시민들은 "홍수에 왕숙천이 넘치는데 야유회라니 말이 됩니까? 이런 상황에 가지 말았어야죠", "시장은 시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자리 아닌가요? 당장 사퇴하세요", "음주가무할 시간에 현장 점검이라도 한 번 더 했어야", "직업의식이 눈곱만큼도 없다", "구리시민으로서 부끄럽다", "사과로는 부족하다. 당장 시장직 그만둬라" 등 분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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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구리시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 백 시장을 향한 비난글이 폭주했다./구리시 홈페이지 캡처
백 시장의 개인 블로그에도 "춤추는 시장, 정신 차려라", "다른 동네에서 술 먹고 노래하고 재밌었어요?", "술을 먹고 안 먹고가 중요한가", "선거 나올 생각 하지 마라", "소통을 술로 하십니까"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야유회 영상에서 백 시장이 부르던 노래 가사를 언급하며 "흘러가는 강물처럼 당신도 흘려보내리"라고 비판했다.
구리시 공식 유튜브 채널 '구리비전'은 사과 성명서 영상 페이지의 댓글창 사용을 중지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