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의도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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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에 서명한 '제14176호 행정명령'에 따라 마틴 루서 킹 목사 관련, 23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이날 공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민은 거의 60년간 이 민권운동 지도자의 암살에 대한 연방정부의 전면적인 조사 기록을 기다려왔다"라며 "우리의 임무는 이 중대하고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버드 국장은 공개된 자료에 대해 "사생활을 이유로 최소한의 편집만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마틴 루서 킹 목사는 비폭력 저항을 통해 흑인 민권운동을 이끌며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 4월 4일 제임스 얼 레이에게 암살당했다.
그의 사망과 관련된 FBI 기록은 그동안 법원의 명령에 따라 봉인됐다가 트럼프 행정부 지시로 이날 전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기록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이미 많은 핵심 정보는 공개됐다고 보며 남은 기록이 수사 과정이나 공작의 불법성 등 보강적 맥락 제공에는 도움을 줄 수 있겠으나 '핵심적 진실'이 드러날지는 미지수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유족들은 FBI가 불법 사찰로 수집한 킹 목사 사생활 관련 정보가 명예 훼손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기록 공개를 반대해 왔다.
자료 중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개인 생활을 다룬 민감한 내용들도 있어 가족과 역사학계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적절한 맥락 제공을 요구했다.
킹 목사의 두 자녀 마틴 3세(67)와 버니스(62)는 아버지의 죽음이 "수십 년 동안 대중의 호기심을 사로잡았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의 개인적 성격을 강조하며 이 자료를 "완전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볼 것"을 촉구했다.
또 "이 파일 공개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자제, 가족들의 슬픔에 대한 존중을 갖길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킹 목사 관련 기록 공개가 시기적으로 볼 때 다른 의도를 품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알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가 킹 목사의 암살 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투명성이나 정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일은 "엡스타인을 둘러싼 불폭풍과 마가(MAGA) 안에서 그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으로부터 대중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필사적 시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