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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장애물 많은 판타지 액션 ‘전지적 독자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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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07. 22. 13:33

메타픽션 요소·컴퓨터 게임식 전개, 쉬운 감상·이해 방해
캐릭터 각각 특징 잘 살린 액션 장면은 장르적 쾌감 제공
쌍천만 신화 '신과 함께' 제작사 작품…15세 이상 관람가
전지적 독자 시점
23일 개봉하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주인공 '김독자'(안효섭·가운데)는 지하철 안에서 평소 즐겨읽던 웹소설 속 세계가 현실로 펼쳐지는 상황을 맞이한다./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는 계약직 회사원 '김독자'(안효섭)의 유일한 낙은 중학교 때부터 10년 이상 연재되고 있는 웹소설 '멸살법'(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읽기다. 학교 폭력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하필이면 직장을 그만둔 날 지하철 안에서 '멸살법'의 마지막회를 보게 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달래줬던 소설속 영웅 '유중혁'(이민호)이 다른 사람들을 내팽개치고 혼자만 살아남는다는 마무리에 분개한다. 급기야 작가에게 "이 소설은 최악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곧이어 작가로부터 "결말이 마음에 안 드시면 직접 써보시죠"란 답장을 받는다. 그 순간 타고 가던 지하철 3호선이 동호대교 중간에서 멈춰서고, 소설속 세계가 현실에서 펼쳐지기 시작한다.

23일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은 동명의 인기 웹소설과 웹툰이 원작인 작품이다. 외적으로는 3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국내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판타지 액션 장르다. 또 내적으로는 영화 속 주인공이 극 중 또 다른 허구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위기를 헤쳐나가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정은 꽤 복잡다난한 메타 픽션(Metafiction)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위험천만해 보이는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한 단계씩 니아가는 줄거리 전개 방식은 컴퓨터 게임의 구성과 흡사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언행을 통해 줄곧 강조되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요지의 주제 의식, 즉 '연대'와 '협동'의 메시지는 비교적 간결명료하게 와 닿는다. 그러나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이해하기 버거운 내용과 구조가 편안한 감상의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거나 웹소설을 읽지 않은 중년 이상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가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다"는 연출자 김병우 감독의 토로처럼, 특히 중장년층 관객들은 관람 내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 싶어 당황할 공산이 매우 크다.

이민호
이민호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극중 웹소설의 주인공인 '유중혁' 역을 연기한다./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 같은 단점들을 보완하는 것은 예상했던대로 캐릭터 각각의 특징들을 비교적 잘 살린 액션 장면이다. '김독자'의 사내 동료로 마냥 긍정적인 성격 탓에 전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던 '유상아'(채수빈)가 무림 고수처럼 실뜨기로 동료들을 구해내고, '정희원'(나나)이 긴 팔다리로 거침없이 적을 물리치는 모습은 장르적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이민호와 '이지혜' 역의 블랙핑크 지수의 출연 분량은 너무 적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속편 제작을 염두에 둔 맛보기용 인물 소개처럼 느껴지는 수준이다.

앞서 '신과 함께' 시리즈 2편으로 쌍천만 신화를 쓴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을 맡았다.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나름 일가견이 있는 제작사가 다시 나섰다는 점도 또 다른 분석 혹은 비교 포인트가 될 듯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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