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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완보동물은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 연구팀이 2019년 동그린란드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했으며,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라고 명명됐다.
완보동물은 '물곰'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동물로, 극한의 환경에서 대사활동을 멈춘 채 생존하는 휴면(cryptobiosis) 능력으로 유명하다.
'밀네시움'은 완보동물 중에서도 가장 크고 육식성이며, 다른 완보동물이나 선충, 윤형동물 등을 포식하는 공격성을 갖고 있다.
휴면 상태로 우주 환경에 노출된 후, 지구로 돌아와 다시 깨어나 번식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밀레시움 그란디쿠풀라는 몸길이 약 0.6~1mm로, 기존 종보다 입 안이 크고 컵 형태로 발달해 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특징은 신종의 명칭인 '그란디쿠풀라(grandicupula, 큰 컵)'에도 반영됐다.
연구팀은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을 활용해 신종의 형태를 정밀 관찰한 결과, 머리 중앙에 약 1μm(0.001mm) 크기의 미세한 감각기관이 존재함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 기관은 중앙의 얇은 막으로 덮인 둥근 구조를 8개의 미세한 구멍이 방사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이 감각기관은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들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으며, 형태와 위치가 새우나 고생대 삼엽충 화석에서 나타나는 감각기관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이 감각기관이 완보동물과 절지동물 사이 진화적 연결고리를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1μm 크기의 감각기관이 완보동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완보동물의 생존 전략과 진화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