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은 실적 주춤…카드·증권·손보 ‘역풍’ 속 라이프만 선방
주주환원도 ‘역대급’…배당·자사주 소각 포함 3.1조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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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KB금융은 상반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3조43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의 소멸과 주가지수 상승, 투자부동산 매각익 반영 등으로 비이자이익 및 영업외손익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3687억원으로,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상반기보다 0.4% 감소했다. 반면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은행 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와 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1조9660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상반기 기타영업손익은 환율 하락과 주가지수 상승으로 은행의 유가 및 파생상품 실적이 개선되며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한 7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상승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공이 컸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1876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순이익의 61%를 차지했다. 지난해 ELS 사태로 인한 충당부채 영향이 완전히 소멸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고, 방카슈랑스 및 투자금융 수수료 증가로 작년 상반기보다 45.3% 증가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체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KB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3389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IBNR 책임준비금 환입으로 실적이 상승했던 KB손해보험은 이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올해 당기순이익이 2.3% 감소한 5581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조정으로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9.1% 감소한 1813억원을 기록했다. KB라이프는 개별 기준으로 2.3% 증가한 18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주요 비은행 계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한편 KB금융의 수익성 지표는 개선세를 보였다.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2분기 기준 13.74%를 기록해 1분기(13.7%)보다 0.04%포인트 상승했고, ROA(총자산이익률)는 전 분기와 유사한 0.9%, ROE(자기자본이익률)는 0.04%포인트 오른 13.08%로 집계됐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전 분기보다 0.22%포인트 하락한 16.36%를 기록했다.
비용효율성 지표인 CIR(이익경비율)은 상반기 기준 36.9%를 기록하며 40% 미만의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갔다.
KB금융은 이날 하반기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상반기 말 기준 CET1 13.5% 초과 자본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KB금융의 주주환원 프레임워크에 따른 것이다.
나상록 재무담당 상무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으로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총 3조100억원에 달하게 되며, 최근 시장 컨센서스를 감안할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력과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일관되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장과의 신뢰를 더욱 견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