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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찾은 트럼프, 파월 앞에서 “금리 낮춰야”…‘공사비 논란’ 거론하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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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07. 25. 11:29

트럼프, 24일 연준 전격 방문…美대통령 연준 방문, 19년 만에 처음
파월 만나서는 '금리 인하'·'연준 공사비' 거론…"예산 초과 관리자는 해고” 발언도
US-PRESIDENT-TRUMP-VI... <YONHAP NO-1309> (Getty Images via AFP)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과 함께 연준의 25억 달러 규모 본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둘러보며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리노베이션 비용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 오른쪽)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부를 전격 방문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을 방문하는 것은 1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AP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보수에 들어간 연준 본부를 둘러보며 자신과 동행한 파월 의장에게 "내가 여기 와서 보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예산 초과 문제다"면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건설 공사) 매니저가 예산을 초과하면 보통 어떻게 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어떻게 하냐고? 해고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지금 보고 있는데, 예산이 약 31억달러(4조 2585억원) 정도인 것 같다. 약간 올랐다. 사실 많이 올랐다"면서 "27억 달러였던 게 31억달러가 됐다"며 공사비 증액을 지적했다.

이에 파월 의장은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연준 내 누구에게서도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 세부 내역이 적힌 자료를 건네자,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빌딩'을 포함한 수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짚으면서 "그건 5년 전에 완공된 건물이며, 현재 연준이 진행하는 보수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는 살펴볼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 갈길이 멀다"고 언급했다.

최근 연준이 발표한 공식 예산에 따르면, 현재 보수 공사의 총예산은 24억6000만 달러(약 3조3793억만원)다.

◇트럼프, 파월 팔을 툭 치며 '금리 인하' 재차 요구…"연준 압박 정치적 퍼포먼스 일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했다. 공사 현장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어떤 말을 하면 그동안 했던 비판을 거둘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들(연준 이사들)이 금리를 낮춰주면 좋겠다. 그 외엔 뭐라 더 말하겠나"고 파월 의장이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감정은 아니다. 그냥 (공사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이번 만남에 긴장은 없었다. 좋은 회담이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낮춰야 한다고 말하면서 파월 의장의 팔을 툭 치는 등의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파월 의장은 멋쩍은 웃음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파월 의장을 향해 '너무 늦는 남자', '얼간이'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현재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파월 의장의 기준 금리는 인하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방문은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벤 버냉키 전 경제고문의 연준 의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19년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을 직접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연준 방문에 신중을 기해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관례의 틀을 깨고 연준을 찾아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 대해 "연준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퍼포먼스의 일환"이라며 "파월 의장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금리 인하를 촉구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례적인 대통령의 연준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쇼맨십 사례"라며 "부동산 개발과 리얼리티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자신이 임명한 파월 의장을 무능한 관료로 묘사하고, 25억달러 규모의 보수 공사가 예산 초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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