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맏딸 "아버지, 동정금 보내온 의령 사람 잊지 못해"
오 군수 신년사 구여순 언급 계기·의병박물관 구여순 주제관 설치
|
독립운동가 구여순 지사의 장녀 구철희씨(93)가 경남 의령 군민께 보내는 '나는 독립군의 딸입니다" 편지 내용중 일부다.
|
구철희씨가 생전에 고향 의령에서 군수로부터 '아버지 건국훈장'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특별한 나들이가 성사됐다.
이날 오태완 군수는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에서 독립운동가 구여순 지사의 유족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전수했다. 정부가 1990년 구여순에 추서한 건국훈장 애국장이 분실된 이후 재신청을 통해 올해 교부됐고 유족들은 훈장을 고향에 기부하기로 했다.
장녀 구 씨는 "아버지는 대구형무소에 갇혀 있을 때 의령 군민들이 동정금을 모아 전달해 준것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셨다"며 "서울과 중국에서 독립운동할 때도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다"고 말했다.
|
구 씨가 노구를 이끌고 의령을 방문한 데는 오 군수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사코 의령군수에게 건국훈장을 받겠다는 유족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먼저 오 군수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100년 전 1924년 2월, 경성지방법원에서 재판받은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구여순 선생은 '독립사상을 지금도 품고 있느냐'는 일제 검사의 신문에 '지금이라도 조선 독립이 된다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생명까지 바칠 용의가 있다'는 말을 언급하며 의령군민에게는 100년 전부터 '용기'가 자라나 있었다. 용기와 헌신으로 더 살가 좋은 의령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유족들에게 힘을 주었다.
|
오 군수 "구여순 선생은 또 하나의 역사이자 의령 사람의 긍지"라며 "경남에서 항일 의지를 이야기할 때 의령을 빼놓으면 안 된다. 의령군청에서 의병탑 방향으로 뻗은 '충익로'에 군민 3000여 명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그 중심에 구여순 애국지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여순 지사는 1919년 3·1운동 당시 의령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해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옥 후 중국으로 망명해 의열단에 가입, 무장 항일투쟁에 참여했다. 이후 고려구국동지회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이어갔고 광복을 맞아 김구 선생과 더불어 신탁통치 반대와 친일파 청산을 위해 애쓰다가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