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0 |
SOOP 스트리머 '아뚱. /이윤파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깊게 보는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아뚱'의 이름을 들어봤다. 아뚱은 독보적인 중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1부 리그 'LPL(League of Legends Pro League)' 전문가이자 펠레를 떠오르게 하는 예사롭지 않은 예측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OOP 스트리머다.
최근에는 스트리머 '감스트'가 이끄는 크루 '감컴퍼니'에 합류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아뚱은 LPL 전문가이자 예능감 있는 종합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생방송 시청자 10명을 겨우 넘던 마이너 방송인에서 시작해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차근차근 체급을 키워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어느덧 방송 5년 차를 맞이한 아뚱은 어떤 마음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을까. 아뚱과 함께 지난 5년의 방송 인생을 돌아봤다.
◆ 게임에 미친 학생에서 마이너 스트리머 그리고 LPL 전문가로
 | | 0 |
LPL하면 아뚱, 아뚱하면 LPL. /아뚱 유튜브
|
학생 시절부터 친구들을 웃겨주는 걸 좋아하고 스타크래프트와 파오캐, 서든어택 등을 즐기던 아뚱은 고등학교 2학년인 2012년에 리그 오브 레전드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스타리그 애청자였던 아뚱은 LCK의 태동기 아주부 프로스트와 아주부 블레이즈의 내전을 보며 롤에 더욱 빠졌들었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 게임만 하다 보니 다이아몬드 1 70점까지 찍었죠.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당시 CJ 엔투스 연습생에 지원했는데 바로 서류 탈락하고 재수 기숙학원으로 들어갔죠."
기숙학원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 상승을 이뤄낸 아뚱은 수능 문과 2등급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아뚱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3수에 도전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가 발목을 잡았다.
"공부할 때는 국어에 나오는 문학 지문도 재밌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말이 필요 없죠. 그대로 삼수를 망치고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미친 듯이 롤만 했죠. OT와 MT도 안 가고 한 학기에 3일 출석할 정도로요."
이후 공익 근무를 하던 아뚱은 당시 아프리카 TV에서 활약하던 김민교와 이상호, 저라뎃의 방송에 매료됐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들의 방송을 보던 아뚱은 "나도 저렇게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아르바이트와 사회복무요원 월급을 모아 3천만 원을 만든 아뚱은 오피스텔에 방송용 장비를 맞추고 스트리머로 데뷔한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게임 실력에 자신 있었지만 생각만큼 시청자들이 들어오지 않아 속칭 '하꼬(규모가 작은 방송)' 신세를 면치 못했다.
평균 시청자 수는 10명에서 20명 남짓이었지만 그중에 아뚱의 인생을 바꿔 줄 귀인이 있었다. 어느 날 아뚱은 한 시청자로부터 "LPL을 중계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는다.
"당시 아프리카에서 LPL 판은 빈집이어서 그런지 LPL이라는 방제를 달자마자 갑자기 시청자들이 물밀듯이 밀려왔죠. 방송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600여명에 달하는 시청자분들이 와주셨는데 아직도 그 도파민이 잊히지 않아요."
순조롭게 LPL 전문가 포지션을 잡은 아뚱은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도 넘보고 있다. 아뚱의 전문성을 알아보고 해외 리그 중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SOOP 덕에 해외 리그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SOOP에서 LPL 중계권을 시작으로 유튜브 업로드 권한, LEC 중계권까지 주셨는데 이런 지원이 쉽지가 않죠. 덕분에 해외 리그를 전담하는 포지션을 맡게 돼서 진심으로 감사하죠."
◆ 인생의 은인 김민교를 만나다
 | | 0 |
방송 인생을 바꾼 김민교와의 만남. /아뚱 유튜브
|
순조롭게 LPL 전문가로 활약하던 아뚱에게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SOOP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롤 스트리머 김민교와의 만남이었다.
"2021년 멸망전 때 김민교에게 연락이 와서 같은 팀을 하게 됐죠. 스트리머로서는 그런 대형 스트리머와 함께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기회죠."
김민교와 함께 구성한 팀은 스크림 성적이 좋지 않아 해체됐지만 이후 전수찬과 효딤, 또삐, 성훈과 함께 '(복)수찬'이라는 팀을 결성한 아뚱은 멸망전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크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아뚱은 김민교와 LPL 결승전 합방이라는 방송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LPL 결승이라는 무대가 저에게 매우 중요한 무대다 보니 용기를 내서 물어봤는데 너무 흔쾌히 응해줬고 제가 사는 곳까지 와서 제 이름으로 합방을 하자고 해줘서 너무 감동했죠. 2023년 LPL 결승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이유입니다."
합방을 성공적으로 마친 아뚱은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LPL 중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월즈와 MSI 등 국제대회 중계권을 얻고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뚱은 김민교를 '은인'이라 표현하며 "김민교 덕에 롤 스트리머로서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인방 GOAT와 감스트와 함께...스트리머 인생 바꾼 감컴퍼니 합류
 | | 0 |
감컴퍼니에서 맹활약중인 아뚱. /아뚱 유튜브
|
아뚱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감스트의 스트리머 크루 '감컴퍼니'에 합격했다.
"롤 중계 말고 다른 것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감컴퍼니에 지원을 했죠. 민교에게 조언을 구해보니 긍정적으로 말을 해줘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감스트 형이 좋게 봐주셔서 합류하게 됐죠."
감컴퍼니에 들어간 아뚱은 출중한 노래 실력과 훌륭한 예능감을 살린 연애 콘텐츠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롤 스트리머 아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감컴퍼니 합격 후 시야가 넓어졌죠. 롤과 LPL이 없으면 스트리머 아뚱의 수명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스트리머 세계가 엄청 넓고 제가 편협한 시야를 가졌다는 걸 깨닫게 됐죠."
특히 감컴퍼니의 수장 감스트도 많은 도움을 줬다. 스트리머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감스트는 아뚱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저는 인복이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두 지점 있다면 첫 번째는 김민교, 두 번째는 감스트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거죠. 방송적으로 무엇을 고치고, 뭘 더 해야 할지 가르침을 많이 받고 있어요. 두 사람 모두 인간적으로 매력이 넘치고 선한 사람들이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 "저라는 사람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 0 |
SOOP 스트리머 '아뚱. /이윤파 기자
|
스트리머 아뚱에게는 롤 전문가와 종합 방송인 두 가지의 정체성이 있다. 아뚱은 각 분야에서 롤모델로 삼는 스트리머를 각각 '강퀴'와 감스트로 꼽았다.
아뚱은 챌린저 티어까지 오른 정글러지만 선수 출신이 아닌 만큼 게임을 보는 시각과 디테일에서 스스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에 선수 출신 강퀴의 날카로운 시각을 따라가려 노력 중이다.
"강퀴님은 게임을 보는 견해가 독특하면서도 날카롭고 정확하세요. 경기의 핵심이 되는 디테일을 잘 보셔서 저도 그 시각을 본받으려고 계속 연구하고 있죠."
종합 스트리머로서의 롤모델은 역시 감스트였다.
"감스트 형은 인방판의 'GOAT'라고 생각해요. 방송이 꺼져 있을 때도 '감스트처럼 되고 싶다'는 얘기를 주변에 자주 해요. 목표치가 많이 높지만 꿈은 크게 가져야 하니까요."
어느덧 방송 5년차를 맞이한 아뚱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스트리머가 되고 싶은지 묻자 잠시 고민하던 아뚱은 "항상 시청자들과 이야기하는 스트리머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저도 마이너 시절이 길었기 때문에 방송을 켰을 때 아무도 안 들어오고 공허한 기분을 알거든요. 요즘은 많은 분들이 들어와 주셔서 소소한 일상 얘기도 나누고 있는데 앞으로도 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단단한 스트리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 누구보다 팬의 소중함을 아는 아뚱은 앞으로도 팬들의 하루가 더욱 즐겁기를 바랐다.
"저는 팬 분들이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방송이나 유튜브를 하고 SLL 중계를 하는 것도 시청자분들이 저를 사랑해 주시고 봐 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까요. 저라는 사람을 알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