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대미술 거장 우관중, 국내 첫 단독 전시회 예술의전당서 10월 19일까지 대표작 17점 통해 예술세계 조명 中수묵화에 서양화 구도 등 접목 AI활용 몰입형 설치작품도 선봬
우관중 흑과 백 사이 전시전경 (홍콩예술박물관 제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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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관중-흑과 백 사이' 전시 전경. /홍콩예술박물관
'중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관중(吳冠中, 1919~2010)의 국내 첫 단독 전시회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우관중-흑과 백 사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동서양 예술의 조화를 평생에 걸쳐 탐구한 작가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홍콩예술박물관이 주관하는 '홍콩 위크 2025@서울'의 첫 번째 전시 프로그램으로, 우관중의 대표작 17점을 통해 그의 예술 철학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 우관중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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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우관중. /예술의전당
우관중은 중국 항저우 예술 아카데미에서 전통 수묵화를 공부한 후 프랑스 파리 국립 고등 예술학교에서 유화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화가다. 이러한 동서양 예술 교육 배경은 그의 작품 세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전통적인 중국의 수묵화 기법에 서양화의 구도와 기법을 절묘하게 접목시키는 독창적인 화풍을 완성했다.
우관중은 생존한 중국 작가 최초로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중국을 넘어 전 세계 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작가 스스로 "흰색과 회색, 검은색으로 나뉘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흑과 백 사이에서 만날 수 있다"고 표현했듯이, 이번 전시도 백(白), 회(灰), 흑(黑) 세 가지 색채 콘셉트로 구성됐다.
1. 우관중, 두 마리 제비, 1981, 종이에 먹과 채색, 홍콩예술박물관 소장(우관중과 그의 가족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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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관중의 '두 마리 제비'. /예술의전당
전시의 '흰색' 섹션에서는 우관중의 대표작 '두 마리 제비'(1981)를 만날 수 있다. 중국 강남 지역의 주택 위로 두 마리 제비가 내려앉는 순간을 포착한 이 수묵화는 전통적인 기법에 피에트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분할 방식을 적용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회색' 섹션의 대표작 '만남'(1999)은 막 싹이 돋아난 버드나무 가지를 그린 유화로, 이른 봄의 덧없는 순간과 새로운 생명력을 표현했다. 단순하고 간결한 수묵화와 달리 복잡한 선과 점들로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마지막 '검은색' 섹션에서는 1998년작 '여주 고향'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중국 강남 지역의 쓴맛 나는 과일 여주를 소재로 한 이 작품에는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겪은 작가 개인의 고난과 운명이 투영되어 있다.
우관중 흑과 백 사이 전시전경 (홍콩예술박물관 제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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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관중-흑과 백 사이' 전시 전경. /홍콩예술박물관
전시장에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몰입형 설치작품 '감성의 연못-서울 판'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제19회 홍콩예술발전상에서 '올해의 미디어 아티스트'로 선정된 홍콩 작가 장한겸의 작품으로, 우관중의 작품 세계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우관중 작가의 글에서 직접 발췌한 인상적인 문구들과 함께 구성된 이번 전시는 흑과 백의 조화를 통해 발현되는 무한한 상상력과 열정, 그리고 작가 특유의 색채 미학을 깊이 있게 탐색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9일까지.
10. 우관중, 만남, 1999, 캔버스에 유채, 홍콩예술박물관 소장(우관중과 그의 가족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