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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곡동 침수원인은 수문 고장과 관리 부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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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배철완 기자

승인 : 2025. 08. 04. 11:54

침수사고 조사단, 2주간 현장조사 결과 발표
운영 매뉴얼 미흡과 관리주체 불일치도 문제
[붙임5-2] 게이트펌프 및 수문
대구시 노곡동 게이트펌프와 수문./대구시
지난달 중순 대구광역시 북구 노곡동에서 발생한 침수사고는 빗물 배수펌프장 수문 고장과 관리 부실에 따른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시는 4일 공식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은 대구시의 의뢰로 구성된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이 지난 2주간 현장조사와 자료 분석을 거쳐 도출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후 2시20분쯤 쏟아진 비로 노곡동의 도로와 상가, 주택, 차량 등이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이 고립됐다.

조사단은 침수의 주된 원인으로 직관로 수문의 고장을 지목했다. 수문은 평상시 전면 개방돼 있어야 하지만, 사고 당시 통수단면의 3.18%만 개방된 상태로 운영돼 사실상 배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또 상류에서 유입된 유송잡물이 제진기(거름망 역할을 하는 장비)의 입구를 막았고, 제진기 가동 지연으로 인해 원활한 배수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이는 제진기 운영 시스템의 자동화 부족과 수동 대응의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고지배수로 침사지 운영 방식이 본래의 기능에 부합하지 않으며, '유역 분리 배수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대구시의 노곡동 방재시설은 고지배수로와 펌프장의 관리 주체가 각각 북구청과 대구시로 나뉘어 있어 긴급 상황 시 일관된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사단은 향후 비슷한 재해를 막기 위해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고장 시설물의 임시 보강, 우기 중 침사지 수문 폐쇄, 유입 부유물 차단과 펌프장 인력 보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 대책으로는 침사지 우수 흐름 체계 개선, 유역 분리 기능 강화, 배수시설 관리체계의 일원화를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고지대와 저지대의 유·오수 분리 사업 추진, 지하저류조와 같은 비상 배수시설 설치, 자동화된 통합관제시스템 도입 등이 포함됐다.

안승섭 조사단장은 "노곡동 침수는 자연현상보다 인위적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향후 집중호우와 태풍 등에 대비해 근본적인 방재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단의 발표를 바탕으로 후속 정책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붙임1-1] 침사지 위치도
침사지 위치도./대구시
배철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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