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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숙박에 40만원?”…의왕시의원, ‘황제교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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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엄명수 기자

승인 : 2025. 08. 05. 14:29

의왕시의회 청사 (2)
의왕시의회.
의왕시의회가 2025년 의왕시 주요 사업예산 및 주민참여 예산, 문화공연 예산, 홍보예산 등을 원칙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삭감해 놓고 일부 시의원은 하룻밤에 40여만 원짜리 호텔에서 숙식하며 '황제 교육'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의왕시와 의왕시의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현호(무소속)의원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제주 등지에서 열리는 공공·민간위탁교육에 참석했다.

박 의원은 위탁교육 장소인 제주로 이동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이용했는데, 이 중 세 차례는 일반석이 아닌 값비싼 메이저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을 예약했다.

특히 그는 올해 3월 27일부터 28일까지 1박 2일 간 제주에서 열린 공공위탁교육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40만 원이 넘는 특급 호텔인 제주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숙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항공료 별도, 이틀 간 해당 호텔에서만 총 89만7000원의 혈세를 쓴 것이다.

이와 별개로 박 의원은 지난 달 16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에서 열린 교육 당시에는 10만 원 안팍의 저가항공을 이용했는데, 알고보니 그가 사용해야 할 1년 교육비를 전부 소진했기에 결국 개인 돈으로 항공권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박 의원은 교육을 위해 사용한 경비를 의왕시의회에 청구 했고, 의회는 다른 의원 몫으로 남은 교육비를 박 의원에게 지급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예산 집행을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규정 상 항공권은 어떤 좌석을 이용하든 문제가 없다. 호텔은 교육 기간이라 매진되서 제주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혜숙 시의원도 2023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간 제주에서 열린 민간위탁교육 이수를 위해 왕복 30만원이 넘는 값비싼 메이저 항공사의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박 의원은 "당시 기억이 흐릿하지만 교육 일정은 다가 오는데 지역 행사가 많아 항공 티켓을 늦게 발부하다 보니 일반석이 없어 부득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시의원의 해명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 참가 통보는 수일 전에 통보했을 것이고, 참가 의사가 있다면 미리 항공권을 예약하면 될텐데 한 시간 거리를 두 다리 쭉 피고 가는 것은 '시민 혈세'를 마치 자신의 쌈짓돈 쓰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철도 도시 의왕시의 대표행사인 '철도축제' 예산은 물론, 매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개최하는 '두발로데이' 운영 예산등을 전액 삭감한 자들이 메이저 항공사를 타고 뽐내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시민을 위한 예산은 무차별적으로 삭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지적(知的) 향상을 위해 쓰이는 예산은 후하게 집행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시민은 뒷전에 둔 의왕시의원들의 자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왕시의회 관계자는 "현행 공공·민간위탁 교육비 지급에 대해 의회 내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다"며 "투명한 교육비 지출을 위해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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