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상반기 신탁 수수료 15.9%↑…최고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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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선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판매를 유지하며 상품 공급 체계를 구축해 왔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신탁 수수료 수익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9월 ELS 재개 상황에서 조기 대응과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선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신탁수수료이익은 총 3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956억원으로 15.88%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1075억원(8.04%), 신한은행은 899억원(6.39%), 국민은행은 952억원(3.37%)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6% 증가하면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ELS 사태 당시 판매액이 413억원에 그쳐, 손실·민원·배상 부담이 적었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타행들은 상황이 달랐다. 수천억원 규모 ELS를 판매했던 국민·신한·하나은행은 대규모 손실에 따른 고객 불만, 분쟁조정 및 배상 등으로 신탁수수료 수익이 역성장했다. ELS 사태 직전인 2023년 3분기 특정금전신탁(ELS 포함) 수익만 봐도 국민은행 1조935억원, 하나은행 9660억원, 신한은행 7373억원, 우리은행 6125억원으로, 우리은행의 비중이 가장 작았다. 리스크 노출이 작았던 구조가 이후 실적 안정성으로 연결된 셈이다.
이런 시장 상황은 오는 9월부터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2월 말 발표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따라, ELS 재개를 위한 은행권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고난도 상품 판매 요건으로 물적 요건(전용상담실·전용창구 설치 등)과 인적 요건(금융투자상품 판매경력 3년 이상 전담직원 배치)을 제시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ELS 전담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며, ELS 판매 점포 수는 약 200~400곳에 이를 전망이다.
9월부터 고난도 상품은 거점점포에서만 판매 가능해지는 만큼, 우리은행은 비거점점포용으로 원금보장형 상품 등 대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금리 하락으로 ELS 수요가 급증했으나, 수익상환 가능성이 높은 안정적 구조의 상품 중심으로 공급해 리스크 관리를 병행했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지수 고점 부담 등을 고려해 저배리어 등 안정성 중심으로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