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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추 부른 물부족…국지적 가뭄에 ‘귀한 몸’ 된 수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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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8. 06. 17:54

여름배추 주산지 강릉에 비 찔끔 이어져
주 상수원 오봉저수지 맨바닥 드러내
농촌 대체수원 필요에도 '4대강 보 개방' 등 엇박자
바닥 드러낸 강릉 오봉저수지…저수율 28.9%<YONHAP NO-2792>
전국적인 극한 호우에도 강원 강릉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릉시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가 지난 5일 맨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연합
배추 가격이 무섭게 치솟는 배경에 '물 부족'이 자리잡고 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에도 고랭지 배추 주요 산지인 강원 강릉시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등 국지적 가뭄이 이어져온 탓이다. 물가 관리를 위해선 농촌 지역의 이수 대책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있던 보도 개방하려는 등 엇박자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6일 통계청의 '7월 소비자가격동향'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전월 대비 25% 치솟았다. 특히 배추를 주재료로 하는 김치도 12.5% 크게 뛰었다. 신선채소로만 보면 전월 대비 4.5% 오른 가운데 금(金)배추가 물가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이뤄진 배추 일일가격 동향 조사에는 주로 강원 정선, 평창, 강릉 지역에서 배추가 출하되는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우천으로 출하 작업이 부진하면서 출하량이 부족해 오름세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장마철 때아닌 가뭄에 강릉의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는 30% 미만으로 저수율이 떨어져 바짝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비소식이 이어진 이날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8.3%로, 전일(28.9%)보다도 더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수 묘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영동 지방 가뭄은 예전부터 계속돼 왔다"며 "조금 지나면 비가 오고 하다보니 그간 항구적 대책 수립이 잘 되지 않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강릉시는 수자원 장기 대책 수립을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수자원 마련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적용하긴 어렵다.

농어촌공사 강릉지사는 대형양수기 1개소, 간이양수기 3개소, 간단급수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저수율이 25%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상급수를 실시해야 하는데,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의 지원을 받는 등 저수지에 물을 채우지 못 하면 마을 주민들이 먹는 식수조차 공급이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지적 가뭄 상황 등으로 인해 농촌 지역의 대체수원 개발이 시급하지만, 환경부는 '4대강 재자연화' 방침에 농촌지역의 보 개방 등을 검토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앞서 농업이 포진한 전남 영산강 유역 보 현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영산강 재자연화의 해법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 지역은 지난 2022년 1974년 가뭄 관측 이래 최장 기간의 227일 간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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