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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 ‘러 의존’ 줄인 EU·중동… “韓, 공급망 다변화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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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08. 06. 18:08

체코, 프랑스·美 등 원전 계약 협력
원전건설 후 독점 공급구조 무너져
"핵연료 수출 용역 등 다변화 준비"
UAE 바라카원전 3호기 전경. /한국전력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연료의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제 움직임이 한국의 원전 수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핵연료 독점 공급이 깨지고 신규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공급망이 개설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월 체결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계약과 함께, 향후 10년간 150억 코루나(9780억원) 규모의 핵연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체코는 그동안 러시아에 한정됐던 핵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주력해 왔다. 현재 가동 중인 두코바니 원전은 1980년대 구소련의 노형이 적용돼 지어진 것으로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핵연료를 조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대체할 공급처를 찾던 체코 당국은 2022년 프랑스 프라마톰과 테멜린 원전에 핵연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어 2023년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두코바니 원전에 7년 동안 핵연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러시아 공급선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 두코바니 신규원전 건설 계약에 이어 테멜린 신규원전 건설 계약도 체결하는 것으로 체코 원전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 내에는 총 101기의 원자로가 운영 중이며 이 중 19기를 구소련이 설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대 중반까지 러시아산 핵연료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개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UAE 역시 바라카 원전의 연료 공급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UAE 원전 당국은 프라마톰과 원전 4기에 핵연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바라카 원전 4기 건설을 완료한 후 국내에서 만들어 연료를 현지에 공급해 오던 독점 구조가 깨진 것이다. UAE 당국은 핵연료 공급망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한 것이라며, 연료를 자국에서 제조하기 위한 생산시설 입찰에도 나서고 있다.

체코와 UAE 수출 원전의 핵연료 공급은 팀코리아에 포함돼 있는 한전원자력연료가 맡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의 해외사업은 그동안 UAE의 바라카 원전에 집중돼 왔지만, 독점 구조가 깨지고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새롭게 수주하게 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맞고 있다. 세계 핵연료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공급망의 신뢰와 국제 기준에 따른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체코 당국 역시 원전 건설 계약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핵연료 공급으로, 체코의 요구사항이 한국과 가장 잘 들어맞은 것이 주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전원자력연료 관계자는 "원전 기술 모체인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이슈로 유럽 시장 공략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향후 팀코리아의 주력 지역은 상대적인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핵연료망의 경우 가압 경수로와 SMR 핵연료 수출을 위한 설계 용역을 진행하는 등 미래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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