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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이날 오후 2시 대구코엑스에서 '8·22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반탄 주자 장동혁 후보는 "죄송하다. 우리 당의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하고 두 번이나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고 운을 똇다. 장 후보는 "더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탄핵 반대'를 외쳤던 당원들을 향해 극우니 혁신의 대상이니 하면서 큰 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더 한심한 것은, '내란동조세력'이라는 말 한마디에 보따리까지 내팽개치고 도망치기 바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이 지경이 됐지만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당을 망치고,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다시 구속되고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지만 혹시나 내란세력으로 몰릴까 절연하자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낼 때가 됐다.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겠다"며 "거짓 선동과 프레임 앞에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 제 뒤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당원만이 있고 당원만이 제 마음의 빚이다. 보수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반탄파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어떤 정당을 해산해야 할 것인지 '공개 끝장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 국회의원 107명이 분열하면 개헌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 총통은 '4년 연임제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획책할 것"이라며 "민주당 대표로 뽑힌 정청래는 미대사관저에 침입해 폭발물을 던지고 불을 지른 '극좌 테러리스트' 아닌가. 이런 민주당이 우리 국민의힘을 해산하겠다니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재명 독재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손을 잡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이재명 독재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며 "이 무지막지한 이재명 독재 아래 감옥에 갈 각오로 싸울 사람은 누구인가. 국민의힘을 혁신하고 대한민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찬탄 주자 조경태 후보는 '배신자'라는 비난 속에 "회복불능의 지지율 15% 수준에 근접한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윤어게인(YOON AGAIN)을 부르짖을수록 국민의힘 지지율은 뚝뚝 떨어진다"며 "그런데도 아직 우리 당은 정신 차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들,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들은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규정한다"며 "그들은 제가 당대표가 돼 확실하게 정리하겠다. '국민 100% 인적쇄신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눈높이의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을 강조해 온 대표적 찬탄파 안철수 후보는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압도적으로 패배했고, 온 힘을 모아 만들어 주신 대통령 자리마저 계엄과 탄핵으로 중간에 반납했다"며 "그런데 이상하다. 오히려 당당한 사람들이 많다. 지역민들께서 하나 둘 모아주신 자산을 털어먹다 못해,탕진하고 파산시킨 분들이, 내가 이재명 민주당과 더 잘 싸울거라며 소리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며 대통령직을 차버린 사람,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심판에도 보수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는 내팽개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사람들, 대선 후보 교체의 난장판에도 '나는 죄가 없다'고 외치는 국회의원들, 그런데도 이런 사람들까지도 똘똘 뭉치기만 하면 다 잘 풀릴 거라는 극단 세력의 대변자들이 대구·경북에 와서 표를 맡겨놓은 것처럼 손을 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상계엄의 잔재와 민주당 특검의 정당해산 음모에 당당하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혁신 당대표 안철수가 최전선에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사 일타강사로 알려진 전한길 씨가 찬탄파 후보의 연설 도중 '배신자'라고 외치면서 후보들뿐 아니라 지지자들 간 고성이 오가며 연설회장은 갈등으로 얼룩졌다. 전 씨가 반탄파 후보 연설 때는 박수를 치며 "잘한다"고 외쳤고, 찬탄파 후보가 나왔을 때는 당원석 방향으로 가 "배신자"라고 외치도록 지지자들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 찬탄파 지지자들이 전 씨를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당권 주자들의 연설이 이어질수록 지지자들 간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