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 인기 콘텐츠 무대화 붐
뮤지컬 '댄싱퀸'은 세계시장 노려..."재창조냐 재활용이냐, 관객 선택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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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공연가에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렛미인' 등 스크린에서 검증받은 작품들이 연극으로 재탄생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고, 이달 22일에는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은 '나의 아저씨'도 무대에 오른다. 9월에는 황정민이 10년 만에 복귀하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1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물랑루즈!' 등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들이 공연된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공연계의 현실적 고민이 깔려 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송한샘 프로듀서는 "관객이 집에서 OTT를 보듯 어렵지 않게 극을 관람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실제로 영화를 연극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제작진들은 스크린의 특성을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회전무대를 활용해 영화의 빠른 장면 전환을 재현했고, '렛미인'은 "피가 솟구치고,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순간의 생생함은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라며 연극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강조한다.
각색 작품들의 또 다른 특징은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들의 적극적인 캐스팅이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는 이규형, 이상이, 이주영, 김향기가, '나의 아저씨'에는 박은석, 이규한, 홍예지가 출연해 원작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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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이런 각색 작품들이 단순히 국내 관객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CJ ENM이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 '댄싱퀸'은 처음부터 전 세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댄싱퀸'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대표 연출가 제리 미첼을 영입하고, "'꿈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라는 주제 의식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며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완성도가 보장된 대본을 활용하고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검증된 전략'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원작에 의존하는 것이 창작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공연계 관계자들은 "원작이 있다고 해서 단순한 복사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영화의 현실에 상상을 더하고, 소설의 상상에 이미지를 더해 연극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스크린에서 무대로 옮겨가는 이러한 작품들이 원작을 뛰어넘는 '재창조'가 되기 위해서는 연극과 뮤지컬 장르에 맞도록 재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원작의 팬들이 무대 매력에 빠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 관객층을 확장할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OTT 시대의 공연계가 생존을 위해 의미 있는 실험과 시도를 보여준다는 점이며, 이는 앞으로도 점점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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