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70조, 노바티스 32조 미국 투자할 것
|
스위스 일간 노이에취르허자이퉁(NZZ)에 따르면, 로슈와 노바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100%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미 미국에 자회사와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로슈는 미국 생산량을 대폭 늘려 현지 수요를 모두 채우고 남는 물량은 다른 나라로 수출할 계획이다. 또 지난 4월, 향후 5년간 미국에 500억 달러(약 69조5000억 원)를 투자, 1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주요 제품 전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 사실상 수출을 없앨 방침이며, 미국에 230억 달러(약 32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은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로슈와 노바티스 모두 이번 미국 투자가 스위스 내 연구·개발 및 생산 시설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을 제외한 연구개발과 마케팅 분야 인력은 스위스에 그대로 두겠다고 밝혔으나, 관세 부담에 수출업체들이 잇따라 해외 이전을 추진하며 고용시장과 국내경제에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여파로 스위스 GDP가 최대 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스위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과 엘리자베트 바우메슈나이더 보건장관은 조만간 로슈와 노바티스의 경영진을 만나 위기대응 회의를 열 예정이다.
미국은 7일부터 스위스산 수입품에 39%의 관세를 부과했다. 현재 의약품은 일시적으로 제외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년 내 150%, 이후 250%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이 지급하는 약값 중 최저 가격'으로 낮추라고 글로벌 제약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의 39% 관세 발표 후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을 포함한 대표단과 함께 이를 조율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으나 빈손으로 귀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