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묵 '녹죽', 한말 의병 관련 문서 등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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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이달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빛을 담은 항일유산' 특별전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개항기부터 광복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가 담긴 문화유산 11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전시의 가장 큰 볼거리는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귀중한 유물들이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환수한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의병장들의 결사항전 기록으로, 일제가 의병을 체포하고 서신을 강탈했던 탄압 행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올해 4월 개인소장자가 경매를 통해 환수해 온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다. 안중근 의사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이 글씨는 2022년 보물로 지정된 또 다른 유묵 '일통청화공'과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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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보존을 위해 실물 공개를 제한해온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도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특별히 전시에 나선다. 2009년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 해체 중 발견된 이 태극기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장기를 먹으로 덧칠해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 태극기다.
최근 태극기 배지로도 제작되어 큰 관심을 받은 이 유물은 불교계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에서 주도한 독립운동의 양상과 강한 항일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시는 '자주구국의 유산', '민중함성의 유산', '민족수호의 유산', '조국광복의 유산', '환국의 유산'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개항기부터 광복까지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명한다.
을사늑약 체결 직후인 1905년 11월 30일 민영환이 자결하면서 남긴 유서에는 '죽어도 죽지 않는다(死而不死)'며 자유와 독립 회복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묵직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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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16일까지는 덕수궁 돈덕전 아카이브실에서 연계 부대행사도 열린다. 14일 '항일독립운동과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를 시작으로, 황선익 국민대 교수의 '빛을 담은 항일유산 전시를 말하다'(15일), 최태성 한국사 강사의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그리고 광복에 미친 영향'(16일) 등의 강연이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배우 차주영이 참여한 음성 해설(오디오 도슨트)을 들으며 전시를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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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10월 12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궁일로 관람할 수 없다. 입장료는 덕수궁 관람료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