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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세포 내 ‘약물공장’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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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이신학 기자

승인 : 2025. 08. 18. 17:11

순천향대 임정균 교수
순천향대 나노화학공학과 임정균 교수
순천향대학교 나노화학공학과 임정균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안에서 치료 약물을 직접 생산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세포 내 '약물공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암환자의 약물 투여량과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으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순천향대에 따르면 연구팀은 세포 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에 루테늄(Ru) 촉매를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선택적으로 전달되는 생물직교성 촉매 합성에 성공했다.

이 촉매는 세포 내로 유입된 후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되어 비활성 약물전구체(prodrug)를 활성 약물로 전환하는 반응을 유도해, 세포 내에서 실시간으로 치료 약물이 생성되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실험에서는 암세포 내에서 약물이 직접 생산되어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세포 사멸이 유도됨이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202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생물직교성 화학(bioorthogonal chemistry)' 개념을 실제 세포 내 치료 시스템으로 구현한 사례다. 생물직교성 화학은 생명체 내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살아 있는 세포나 조직 내에서 원하는 화학 반응을 선택적으로 일으키는 기술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주로 세포 외부나 인공적인 환경에서만 반응이 가능했으며, 구조적으로 복잡한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의 반응 구현은 어려운 과제로 여겨져 왔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유기분자 형태의 분자수송체를 활용한 생물직교성 촉매가 세포 내에서 직접 약물을 활성화하는 반응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생체 환경 안에서 치료 목적에 맞게 약물을 활성화하는 정밀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분야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구아니딘 기반 분자수송체를 이용한 미토콘드리아 내 치료약물의 생체직교성 in situ 생성(In situ bioorthogonal generation of therapeutics in mitochondria using a guanidine-rich molecular transporter)'이라는 제목으로, 의약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ACS) 발행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8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교신저자인 임정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물직교성 화학을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수준에서 구현해, 암세포가 스스로 치료약물을 생산·작동하도록 하는 '세포 내 약물공장' 개념을 정밀치료 전략으로 제시한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뇌질환이나 난치성 암 치료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신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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