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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워싱턴 경찰 권한 장악 비판 일축…“550명 체포, 치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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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8. 21. 10:51

밴스 부통령 "워싱턴, 9일 전보다 더 안전해졌다"
여론은 냉담…"내년 중간선거 겨냥한 전략적 포석"
USA-POLITICS-VP-CRIME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주방위군 대원과 악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워싱턴DC 경찰 권한을 연방정부가 장악하고 주방위군까지 투입한 조치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비판 여론은 이번 조치가 치안이 심각하지 않은 지역에 집중됐으며 체포 건수도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워싱턴DC에서 지금까지 550명 이상을 체포하고 불법 총기 76정을 압수해 목숨을 구했다"며 "체포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시민에게는 500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공공 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워싱턴DC에 주방위군 800명을 투입하고 지역 경찰을 연방정부 통제 아래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번 조치가 실제 범죄 대응보다는 정치적 과시에 불과하며, 주로 부유층이나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 배치됐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격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유니언 스테이션을 방문해 주방위군 장병들을 격려하며 "워싱턴이 9일 전보다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정치적 의지를 보여 법과 질서를 되찾을 수 있다는 본보기를 세운다면 다른 도시들도 따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함께 현장을 찾았으나, 역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항의 시위대의 구호에 묻히기도 했다.

밴스는 시위대를 향해 "안전 정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위험을 경험해 본 적 없는 노인층, 주로 백인 시위자들이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밀러는 이들을 "미친 공산주의자들", "늙은 백인 히피"라 부르며 "수천 명의 병력을 추가로 투입해 범죄자와 갱단을 몰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체포의 상당수가 실제 범죄율이 높은 7·8번 구역에서 이뤄졌다"며 "작년 워싱턴 내 살인과 중범죄가 집중된 지역"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지난 11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이번 조치에 '다소' 또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기 재임 시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되던 시기에도 워싱턴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결정이 내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과정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코로나19 이후 경제 운영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거듭 공격했고, 민주당은 이민 문제와 남부 국경 위기 대응에서도 공세에 밀려왔다.

주방위군 투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이 최근 수년간 범죄율이 통계적으로 감소했다고 강조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맞서왔다. 그는 나아가 법무부에 워싱턴DC의 범죄 통계가 조작됐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하며 지방정부의 신뢰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민주당은 범죄를 비호하는 범죄자들"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은 시위대를 돈으로 사주해 나의 법과 질서 정책을 방해하고 있다. 결코 선출될 수 없는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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