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계약재배 물량 거의 소진
농식품부 "내달부터 공급 확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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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여름철 초록사과 품종인 '쓰가루'의 평균 소매가격(상품)은 전날 기준 10개당 2만5318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높고, 평년 대비 16.4% 올랐다.
'아오리 사과'로 알려진 쓰가루 품종은 대표적인 조생종 작물로 7~8월 출하된다. 이후 8월 중순부터 '홍로' 품종이 나오고, 11월에는 만생종 '후지' 사과를 시장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출하가 시작된 홍로 사과도 예년보다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KAMIS를 보면 전날 기준 10개당 평균 소매가격(상품)은 3만4872원으로 전·평년 대비 약 17% 올랐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 개당 약 3500원인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8월 관측동향'을 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 대비 5.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쓰가루 생산량 감소 및 홍로 과비대 부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장마가 일찍 끝났던 것이 생육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통상 6월은 과실이 수분을 머금고 커지는 비대기인데 비가 적게 오면서 알이 작아지고, 출하량이 줄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에 저온피해가 일부 있었고, 7월 이후 폭우·폭염이 오면서 과실 크기가 좀 작아졌다"며 "전·평년에 비해 쓰가루 사과가 출하되는 기간도 뒤로 밀리다보니 가격이 높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늦은 추석도 사과 물량 감소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 추석은 10월6일로 지난해 9월17일과 비교했을 때 보름가량 차이가 난다.
명절 성수기에 사과를 내놓으려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시장 물량이 줄었고, 가격 상승세로 이어진 것이다.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여름철은 사과 저장물량이 대부분 소진되고 당해년도 출하물량 소비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수급안정 차원에서 계약재배물량 약 4만톤(t)을 연중 시장에 방출하고 있다.
명절 성수기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부 차원의 비축을 실시했지만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 2001년부터 농협이 농가와 계약재배한 물량 일부를 가용자원으로 운용 중이다.
올해 처음 실시한 '과실지정출하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한 사과 3800t도 모두 소진했다. 지난 1월 설 명절기간 1300t을 시장에 방출했고, 4~7월 나머지 물량도 내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사과 물량은 45t으로 조사됐다. 46~47t 수준인 전·평년 물량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홍로 사과 출하도 시작됐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공급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성수기에는 가격이 이달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과 크기가 작다보니 농협이나 대형마트 등에 올해 선물세트는 중소과 중심으로 구성하자고 유도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