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관 문화, ABS·피치 클록 도입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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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는 '야구의 날'인 23일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사상 처음 1000만 관중을 넘긴 지난해보다 날짜로는 23일, 경기 수로는 84경기 빠른 기록이다. 지난 시즌 1088만7705명의 관중 수를 기록한 프로야구는 올해 이 흐름대로면 1200만명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5년 첫 500만 관중을 돌파했던 프로야구는 이후 암흑기를 보냈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부흥했고, 팬데믹 이후인 2022년 600만, 2023년 800만명 관중을 돌파하면서 급성장한 바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이처럼 최전성기를 맞은 데는 여성과 MZ 세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시즌 뒤 팬 성향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프라인 전체 응답자의 64.3%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여성은 무려 77.9%가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20대와 30대 여성은 응원팀 용품 구매에서도 평균을 웃돌았다.
KBO 관계자는 "팬들이 경기 영상과 야구장 방문 영상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본인 계정에 올리고 공유하면서 야구 직관이 하나의 '놀이 콘텐츠'가 됐다"고 분석했다. KBO는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40초 내 경기 영상을 팬들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단들은 여성과 MZ세대가 좋아하는 특이하고 귀여운 제품들을 내놓으며 야구 흥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팬들이 이들 제품을 이른바 '오픈런'을 통해 구매하고 실제 직관에서 착용하면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자동 볼 판정시스템(ABS) 도입으로 공정성을 높이고 올해 피치 클록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경기 시간을 줄인 것도 MZ 세대의 마음을 얻은 배경으로 꼽힌다. 올 시즌 정규이닝 기준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분으로 지난 시즌의 3시간 10분보다 10분 가까이 줄었다. KBO 관계자는 "스피디한 것을 좋아하는 MZ 세대에게 더 빠른 경기 진행과 플레이 템포로 어필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가 더 빨라졌어도 여전히 3시간 가량을 즐기는 야구는 MZ 세대에서 다른 취미 활동에 비해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