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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규모에 희비…SBI저축은행, 총자산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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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9. 01. 18:00

예금금리 인상해 수신자금 적극 유치
이자비용 감소에 순익은 나란히 상승
화면 캡처 2025-09-01 174329
(왼쪽부터)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로고./각 사
SBI저축은행이 한 분기 만에 업권내 총자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수신 자금을 적극 유치한 결과다. 반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 건전성 개선에 주력했던 OK저축은행은 수신이 빠져나가며 총자산이 줄었다.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된 것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순위는 뒤바뀌었지만 순익은 나란히 상승세다. 이자비용와 충당금이 작년보다 대폭 줄어든 데다, 증시 호조로 유가증권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실적이 원인이 외부요인이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는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하반기 수익성 고심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은 14조2042억원으로, 1분기보다 796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13조1744억원을 기록해 4868억원 감소했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기준 창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1위에 오른 바 있다.

두 은행의 희비를 가른 건 수신 규모였다. SBI저축은행은 2분기 들어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하며 수신을 확대했지만, OK저축은행은 0.11%포인트 낮추면서 수신 확보에 소극적이었다. 2분기에 부동산 관련 여신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수신 확대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은 2분기에만 수신 잔액이 7544억원 늘어난 반면, OK저축은행은 5961억원 줄어 총자산 순위가 뒤바뀌었다.

앞으로의 상황도 SBI저축은행에 유리하다. 교보생명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데, 보험업권과의 시너지 효과에 따른 자산 확대가 예상된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매각가 조율 과정에서 불발되며 외형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순익 측면에서는 두 은행 모두 큰 폭 성장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49% 증가한 562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고, OK저축은행도 353% 급증한 331억원을 거뒀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와 선제적인 부실 정리가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각 사 실적 보고서를 보면 SBI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2364억원에서 1922억원으로 400억원 넘게 줄었고, O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359억원 줄어든 1962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상각비도 각각 작년 상반기 대비 890억원, 108억원씩 감소했다. 여기에 OK저축은행은 1분기 크게 늘렸던 유가증권 투자자산에 힘입어 유가증권관련 수익이 520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힘을 보탰다.

다만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이번 순익 개선이 자체 영업력보다는 금리 하락과 충당금 환입 등 외부 요인에 기댄 결과라는 점에서다. 실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의 상반기 누적 영업수익은 실적 보고서 기준 각각 7459억원, 7302억원으로 작년보다 감소했다. 하반기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영업 위축으로 이어져 실적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오랜 부실로 저축은행들이 대외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인 만큼 내년까지는 분기마다 주요 저축은행의 총자산과 순익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저축은행들도 당분간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기존 고객을 재유치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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