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중국 투자 ETF 수익률 30% 육박
국내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8개 차지
자립 AI 실현 가능성에는 증권가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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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및 자립 AI 기술 발전 기대에 힘입어 중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등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중국의 AI 자립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중국과창판STAR50'은 최근 한 달(8월 4일~9월 3일) 동안 31.2% 오르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로 같은 기간 수익률 30.2%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9.4%),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28.8%),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7.9%),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23.8%),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23.6%), TIGER 차이나테크TOP10(18.1%) 등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8개가 중국 증시 관련 상품이었다.
중국 증시 급등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 부진한 경제 지표가 이어지자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정책금리도 0.1%포인트 낮추며 시장에 1조 위안(약 19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과 예금에 쏠려있던 중국 자본이 정부 정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초과 유동성과 중국의 탈예금 현상이 구조적 유동성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며 "중국 수뇌부의 적극적인 주식 부양 의지와 공급 개혁 기대감 등으로 2021년 이후 가장 강력한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 AI 칩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의 자체적 AI 밸류체인 구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가 AI 추론 작업에 사용될 칩을 자체 개발해 이미 테스트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중국 AI 기업들의 해외 의존도가 줄어들고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일 알리바바 주가가 약 19% 급등하기도 했다.
박초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 자체 칩이 곧 출시될 가능성이 높고, 생산을 중국 내 기업으로 돌리면서 AI 사업 차질 우려가 크게 해소될 수 있다"며 "성능이 약하더라도 중국 정책당국이 적극적인 사용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 내 국산 대체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AI 자립 가능성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 주도 반도체 시장의 독점 구조가 단기간에 깨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칩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하므로 중국 내 생태계를 활용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알리바바의 자체 칩은 일부 저사양 추론 영역에 국한해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이 모두 자체 AI 칩을 개발했거나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에도 AI 칩에서의 엔비디아의 비중과 매출은 오히려 확대 추세를 보였다"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목표지만, 이는 단기간 내 달성이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