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소각 공시 기업 대부분, 발표 직후 주가 상승세
“상법 개정안 추진 시 자사주 소각 흐름 더 빨라질 것”
|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건수는 총 142건이다. 같은 기업이 여러 차례에 나눠 매입을 결정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는 100곳이다. 이 중 매입과 동시에 소각까지 결정한 곳은 39개사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와 의결권 비중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 들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한 39개 종목 중 23개 역시 자사주 소각 공시 직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의 주가는 공시 이후 6.4%, 셀트리온은 5.3% 상승했다. 이마트는 3.8%, 아모레퍼시픽은 2.77%, 미래에셋증권은 2.1%, 삼성전자는 1.6%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네 차례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는데, 모든 공시에서 공시 직전일 대비 1~2%가량 주가가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자사주 소각 직후 강세를 보인 종목들이 확인됐다. 에코마케팅은 13.1%나 상승했으며, 브이티는 8.7%, 티쓰리는 5.1% 올랐다.
일부 종목의 경우 연초 대비 코스피 수익률(33.58%)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매커스(184.9%)와 미래에셋증권(136.7%) 등은 100%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고 감성코퍼레이션(89.6%)과 우진(79.4%), 키움증권(77.7%), 대신증권(67.7%), 엠플러스(61.8%) 등도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43%), NH투자증권(37.9%), 티쓰리(36.7%), 현대모비스(36.6%) 역시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가속화 된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흐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해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이 이미 강화되고 있다"며 "조기 대선 이후 자사주 소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고 이런 흐름은 추가적인 상법 개정안을 통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