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영화 첫 주연 정성일, “10년만 젊었어도 환호했을텐데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08010004050

글자크기

닫기

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09. 08. 11:22

주연하려 연기하지 않는데다, 나이도 있어 덤덤한 와 닿아
드라마 '더 글로리'로 어른스러운 '섹시가이' 대명사 등극
3일 개봉 '살인자 리포트'에서는 연쇄 살인범 캐릭터 변신
정성일
드라마 '더 글로리'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정성일이 새 영화 '살인자 리포트'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정신과 의사로 변신했다./제공=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소니픽쳐스
드라마 '더 글로리'로 '어른 섹시'의 정석을 과시했던 연기자 정성일이 스크린 첫 주연을 꿰차며 연쇄살인범으로 변신했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살인자 리포트'를 통해서다.

지난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작품 홍보를 위해 취재진과 만난 그는 "첫 주연 발탁이 너무 기분좋은 일이긴 하지만, 연기하는 목적은 아닌데다 나이(45세)가 있어서인지 덤덤하게 와 닿더라"며 "10년만 젊었어도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 마구 환호성을 질렀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혀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가해자들을 상대로 응징에 니서는 정신과 의사 '영훈' 역을 연기했다. 특종에 목 말라 '영훈'의 위험한 단독 인터뷰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회부 기자 '선주' 역은 조여정이 맡았다. 앞서 '태양의 노래' '채비' 등을 연출했던 조영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으로, 상영 첫 주말인 지난 3~5일 15만 여명을 불러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사적 제재의 정당성에 과연 공감할 수 있을지가 고민의 출발점이었죠. 20대 시절 친누나가 의료사고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너무 화가 나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거칠게 항의하며 난동 아닌 닌동을 부렸었죠. '그때 만약 누나한테 진짜로 안 좋은 일이 벌어졌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상상하며 극중 연쇄살인범에 감정을 이입하려 노력했습니다."

살인자 리포트
정성일(오른쪽)이 영화 '살인자 리포트'에서 연기한 정신과 의사 '영훈'은 환자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가해자들을 상대로 응징에 니서는 인물이다./제공=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소니픽쳐스
움직임은 적은 대신, 넘쳐나는 대사량에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놓치지 않는 클로즈업까지 많아 배우로서는 도망갈 구석이 없는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점심도 거른 채 완독한 뒤 소속사에 "다른 배우에게 이 대본이 안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을 만큼 출연을 간절히 원했지만, 막상 촬영장에서는 수시로 벽에 가로막히는 듯한 기분에 젖어들었던 이유다.

정성일은 "그럴 때마다 조여정 씨가 힘이 돼 줬다. 자기 할 일도 태산인데 편안하고 여유롭게 주위를 챙기는 여정 씨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존경스러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생님'이라고 부르곤 했다"며 "('전,란'에서 함께 연기했던) 강동원 씨도 그렇고, 연기 활동을 일찍 시작해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노력과 자기 관리가 대단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귀띔했다.

앞서 개봉을 앞두고는 몇몇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 콘텐츠에 나와 진솔한 입담을 들려줬다. 이 중 '전현무계획'에서는 "'더 글로리' 공개 이후에도 한동안 택배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고 털어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는 3년 전 그만두고, 지금은 연기에만 전념하며 출연료로 생활하고 있어요. 물론 그렇다고 아주 잘 사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운동화 하나 사려면 서너 번 고민했는데, 이제는 두 번 정도 생각하면 살 수 있을 정도랄까요. (웃음) 오디션을 매번 보지 않아도 되는, 이제는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된 것 같아 마음은 한결 편안합니다."




조성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