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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덕분에… KB증권, 2년 연속 ‘IPO 왕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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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9. 08. 18:00

올 3분기까지 11곳 7631억 실적 추정
경쟁사와 격차 3000억원 넘게 벌려놔
4분기 꾸준한 기업공개 추진 전망 속
케이뱅크·한화에너지 대어급은 변수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에 기업공개(IPO) 주관 1위 자리를 내줬던 KB증권이 재역전에 성공할 전망이다. 하반기 대어로 평가 받은 대한조선과 명인제약 상장을 대표 주관해 4000억원 가까운 실적을 쌓은 영향이다. 지난 6년 동안 기업금융(IB)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현 대표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해석이다. 추격하고 있는 미래에셋·NH투자증권과도 3000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에선 작년에 이어 올해도 KB증권이 왕좌에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공모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IPO를 준비 중인 대어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한화에너지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 기업 모두 조단위 기업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대어들의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주관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관사들로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총 11개 IPO 기업을 주관, 7631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 중에선 가장 큰 규모다. 이어 NH투자증권(9개, 4524억원)과 미래에셋증권(11개, 4418억원)이 뒤따르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IPO 시장을 이끈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LG CNS 등 대어를 비롯해 중소형 기업들까지 고루 주관을 맡아 선두에 오른 건데, 이는 같은 기간 경쟁사인 KB증권이 다소 부진했던 점도 주효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2분기 단 한 개의 기업도 주관하지 못했다.

약세였던 KB증권이 치고 나올 수 있었던 건 대한조선과 명인제약 때문이다. 먼저 대한조선은 기업 가치 2조원 수준으로 하반기 최대어로 분류됐으며, 이를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해 각각 2250억원, 2150억원 실적을 거뒀다. 이 덕분에 NH투자증권은 3분기 동안 3300억원에 달하는 주관 실적을 쌓아 누적 기준 4위에서 2위로 올랐다.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 명인제약 역시 1조원에 가까운 기업 가치를 자랑한다. 단독 대표주관을 맡은 KB증권은 1530억원(공모가 하단 확정 시) 실적을 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공모시장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추정치도 지금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4분기에도 이노테크, 세나테크놀로지 등을 통해 실적을 꾸준히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LG CNS 등 올해 상장했던 기업가치 조단위 기업들은 KB증권이 모두 주관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선 2019년부터 KB증권 IB사업을 도맡아온 김 대표의 영향력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증권가에서도 IB 전문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미 선두와 실적 격차가 3000억원 넘게 벌어졌기 때문에, 업계에선 올해 KB증권의 IPO 주관 1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KB증권은 2년 연속 왕좌를 지키게 된다. IB 강자답게 역량을 증명한 셈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공모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가운데 주목도가 높았던 곳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KB증권이 주관사로 자리했다"며 "기업이 크고 시장으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을수록 주관 실적 규모도 커지는 구조 속에서 KB증권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1위를 확정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IPO 기업 주가가 상장 당일 우상향하는 등 공모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대어 기업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장 준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연내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주요 기업들로 케이뱅크, 한화에너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예상 기업 가치가 4조~6조원으로 계산되고 있다. 만약 연내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주관 순위에도 큰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NH투자증권이 두 기업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돼 있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증권사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진 케이뱅크 등 대어 기업으로 집중도가 높은 곳들이 연내 상장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며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힘입어 좋게 평가 받기 위해 상장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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