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년에 사회정서교육 의무화…학생 정서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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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겠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 마음의 울타리가 되겠다"며 학생들의 정서·심리 안정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번 계획은 내년 3월 전면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 맞춰 기존의 개별 사업 중심 지원 체계를 탈피하고, 보편예방·선별지원·집중지원으로 이어지는 다층지원체계(MTSS)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학교·교육지원청·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예방과 발견, 개입과 회복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시교육청은 학생 마음건강 문제의 복합성과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네 가지 핵심 정책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우선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한다. 그동안 상담교사는 주로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배치돼 초등학교에는 상담 안전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교육청은 향후 5년간 매년 50명 이상을 충원해 초등학교에도 전문상담교사를 확충하고, 상담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할 계획이다.
정기적으로는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운영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발굴·관리하고, 매달 10일을 '마음지킴의 날'로 지정해 정서 돌봄 활동을 정례화한다. 또한 학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사례는 정신건강 전문의 자문체계를 통해 지원하며, 교실·복도·화장실 등 학생 생활공간 곳곳에 도움 요청 안내문을 비치해 언제든 지원 경로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사전 예방을 위해선 모든 학년엔 사회정서교육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일상적인 수업과 학급활동 속에서 자기 인식과 감정 조절, 관계 맺기와 공동체 의식을 배우도록 사회정서교육을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한다.
오는 2026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에서 최소 15차시 이상 사회정서교육을 운영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2개 학년별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한다.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해 기본과정 5000명, 심화과정 1000명 규모의 연수를 실시하고, 원격연수 과정을 개설해 모든 교원이 언제든 이수할 수 있게 한다.
교육청은 학생이 언제 어디서든 한 번호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서울학생통합콜센터'를 24시간 상시 운영한다. 위기 신호가 접수되면 '48시간 내 첫 개입'을 최소 기준으로 삼아 조기 대응하고, 응급구조단이 즉시 출동하거나 관할 교육지원청 위기지원단과 신속히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현재 11개 교육지원청에 위기지원단이 운영 중이며, 학생 상담과 교사 컨설팅, 학급 단위 지원, 학부모 교육까지 현장에서 밀착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위기 학생을 위한 집중적 지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치료와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심리치유센터 마음치유학교'를 2026년 9월 개교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는 상담·치료와 맞춤 학습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의료기관 연계도 지원한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학생은 병원학교를 통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원격교육 플랫폼을 연계해 학습 단절을 최소화한다.
정 교육감은 "이번에 마련한 서울학생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은 특정 학생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모든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키우는 보편 예방에서 출발해, 필요하면 선별·집중 지원으로 신속히 이어지는 통합지원 체계"라며 "올해 하반기를 준비 학기로 삼아 성과를 정리·보완하고, 전국 확산 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