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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이재명 정부 100일을 종합하면 '대체로 선방했지만,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가장 돋보이는 성적은 주가다. 지난 6월 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코스피는 22.8% 급등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래 역대정부 첫 100일간 상승률에서 직전 1위였던 김영삼 정부(12.98%)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국·일본·대만·중국 증시 등에 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대통령 공약인 '코스피 5000시대'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기업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법인세 인상, 이른바 '파업유도법'으로 불리는 노란봉투법 시행, 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주저하게 만드는 자사주 의무소각 법안 등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전분기 대비 -0.2%에 그쳤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0.7%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수출과 함께 성장의 두 날개인 소비도 되살아날 조짐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로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45조6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퍼붓고도 올 성장률이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국내 정치에서는 아직 요원한 여야 간 협치가 숙제로 꼽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당장 여야가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부터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더 가진 여당'이 좀 더 양보하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외교 분야에선 무엇보다 '친중(親中) 정부' 선입견을 깨고 한미신뢰를 재확인한 게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세부협의 중인 후속 관세협상,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석방 예정 근로자들의 미국 재입국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들도 많다.
이재명 정부가 비교적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성공한 정부로 남도록 국정운영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