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오늘 영광은 여러분들의 힘과 노력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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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중상해 혐의를 받는 최씨에 대한 재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중상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혀를 깨문 것과 관련해 정당방위라고 인정돼 상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선고 직후 최씨 일행과 변호인, 한국여성의 전화 활동가 등이 자리한 방청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나왔다. 이후 최씨는 법원 청사 앞에서 "최말자가 이겼습니다"라고 외친 뒤 부산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이 영광은 여러분들의 힘과 노력 덕분이다. 나와 같은 운명을 가진 피해자들을 위해 앞장설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만 18세이던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씨의 혀를 깨물어 1.5㎝가량 절단되게 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노씨에게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돼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후 최씨는 사건 56년 만인 지난 2020년 5월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지만, 1심과 2심은 "검사가 불법 구금을 하고 자백을 강요했다"는 최씨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최씨 주장이 맞다 볼 정황이 충분하고, 당시 재심 대상 판결문 등 법원 사실조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한편 지난 7월 열린 최씨의 재심 첫 공판 및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갑자기 가해진 성폭력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정당한 방해 행위이고, 과하다고 할 수 없으며 위법하지도 않다"며 최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