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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뜨거운 감자’ HMM, 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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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9. 12. 16:16

HMM
HMM 선박./HMM
HMM 매각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2023년 첫 매각 시도가 무산된 지 불과 2년 만에 다시 불씨가 살아난 것은 포스코그룹이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아직 공식적인 입찰 공고가 나오기도 전에 시장에 논의 내용이 흘러나오면서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운업계는 물론 산업계, 금융시장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그룹 물류비 절감과 해운·철강의 시너지 확대를 목표로 대형 자문단까지 꾸리며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해운협회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협회는 포스코 편입 시 HMM이 전문 해운기업으로서의 투자보다 철강산업 보조 역할에 치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운업계는 나아가 해운업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강조했습니다. 또 과거 포스코가 거양해운을 운영하다 결국 한진해운에 매각한 전례를 거론하며, 같은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수 자체의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과 전환사채 물량을 합치면 인수 대금은 수조 원대에 달합니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초대형 선사 중심으로 과점화되는 가운데, HMM의 수송 능력은 약 94만TEU로 세계 1위 MSC(640만TEU), 2위 머스크(440만TEU)와 큰 격차가 있습니다.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주인 찾기 차원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HMM은 정부와 업계가 수조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킨 국가 전략 자산입니다. 해운업은 수출입 물류망 안정성과 직결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매각은 단순한 경영권 이전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수 주체의 재무적 역량은 물론 장기적 투자 의지, 해운산업 생태계를 지켜낼 전략을 충분히 검증해야 할 이유입니다.

다만 9년 가까이 이어진 공적 관리 체제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통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민영화 논의도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HMM이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로 남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해운 경쟁력을 담보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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