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 아시아 최대 개인전...내년 1월 25일까지 '사회적 추상'의 거대한 파동 펼쳐...회화·영상·설치 등 40여점 공개
[보도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마크 브래드포드 'Keep Walking' 전경 이미지(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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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 '킵 워킹'(Keep Walking) 전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가장 '핫'한 작가로 꼽힌 미국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64)의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 '킵 워킹'(Keep Walking)'전이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브래드포드의 신작 '오케이, 댄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는 최근 막을 내린 프리즈 서울에서 약 62억6000만원(450만 달러)에 판매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개인전은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에서 시작된 순회전의 일환이다. 브래드포드가 지난 20여 년간 선보여온 회화, 영상, 설치작업 등 40여 점이 전시장에 펼쳐지며, '사회적 추상'(Social Abstraction)으로 불리는 그의 독창적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1.Floa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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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브래드포드의 '떠오르다'(Float).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작품은 대형 설치작 '떠오르다'(Float)다. 거리에서 수집한 전단지와 신문지를 길게 재단해 전시장 바닥을 덮은 이 작업은, 관람객이 직접 작품 위를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밟히고 닳아가는 흔적이 곧 작품의 일부가 되는 점에서, 단순한 감상을 넘어 '몸으로 경험하는 회화'를 제시한다.
초기 대표작 '파랑'(Blue)은 작가의 상징적 연작 '엔드 페이퍼'(end papers) 시리즈에 속한다. 미용실에서 흔히 쓰이는 파마용 종이를 겹겹이 붙이고 불에 그을린 흔적을 남긴 뒤, 도시 지도의 형상과 결합해 구조적 불평등과 이동성의 문제를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마크 브래드포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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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신작 연작 '폭풍이 몰려온다'(Here Comes the Hurricane)도 눈길을 끈다.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병치시키며, 검게 산화된 표면 위에 금빛 무늬와 역사적 퀴어 인물 윌리엄 도어시 스완의 형상을 교차시켰다. 작품은 폭풍의 흔적과 사회적 저항의 기억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 밖에도 작가의 몸을 본떠 제작한 조각 '데스 드롭'(Death Drop), 미국 도시 개발을 비판한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20세기 초 철도 시간표에서 착안한 '기차 시간표'(Train Timetables) 연작 등이 함께 전시된다.
7.Here Comes the Hurrican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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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브래드포드의 신작 연작 '폭풍이 몰려온다'(Here Comes the Hurricane).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브래드포드는 "제 작업은 미술사와 싸우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거리의 간판, 종이 같은 주변 재료에 새겨진 기억을 통해 사회적 흔적과 유령을 포착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계자는 "브래드포드는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이번 전시는 웅장하고 치열한 작품 세계를 국내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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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 '킵 워킹'(Keep Walking) 전경. /아모레퍼시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