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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한강버스’ 드디어 출항…정책브랜드로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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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9. 17. 06:00

18일 오전 11시 첫 운항
편도만 127분…출근용 수단 '회의론' 극복해야
정책브랜드 성공, 정체성·차별화·신뢰 구축 필수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으로 '교통혁신 아이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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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사회부 차장
'한강버스'가 드디어 오는 18일 공식 운항을 시작한다. 한강버스는 도심 교통 체계에 수상 교통을 접목한 새로운 실험이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만성 정체 구간을 보완할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뒤따른다. 이미 세 차례 운항 연기로 논란이 일었던 데다, 실제 시범 운행에서 출근길 대안으로는 환승시간이 길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정식 운항 초기에는 출근시간 이후인 오전 11시부터 운항한다. 시는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 '출근길 운항'을 위해 평일 오전 시간대 운항을 확대하고, 급행노선을 투입한다. 그러나 실제 운항 소요시간이 당초 발표했던 편도 89분에서 127분으로 '38분' 늘어나 '출근길 회의론'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시는 최근 '여유있는 퇴근길에 노을을 즐기는', '강을 즐기는 시민들을 위한' 여가형 교통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도 보인다.

정책학적으로 '정책브랜드(Policy Brand)'를 알리는 핵심은 단순 홍보가 아닌, 정책에 '정체성·차별성·지속성·신뢰성'을 효과적으로 부여하는 데 있다. 한강버스는 정책 통합형 실험으로 교통·환경·관광정책 등이 한데 엮여 있다보니, 이런 정책 브랜드의 핵심 요소가 간과되는 듯하다.

우선 정체성(Identity)의 혼란이다. 한강버스는 애초 '새로운 출퇴근용 대중교통'으로 홍보됐지만 정식 운항을 앞두고 '여가형 교통수단'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 물론, '대중교통'이니 출퇴근이든 여가든 다양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책브랜드 메시지가 출퇴근과 여가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면 시민에게 각인되기 어렵다.

나아가 친환경·도시 브랜드로 자리잡으려면 '서울만의 상징'으로 끌어올리는 차별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일관된 메시지와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 "시민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수사는 아름답지만, 실제 이용객을 하루 5500명 수준으로 추산한 건 서울시 전체 교통 수요의 1%에도 못 미친다. 시민이 느끼는 실제 효과와 정책이 말하는 메시지 사이에 괴리가 크다면 브랜드는 힘을 잃는다. 시민 체감도와 신뢰도 관건이다. 선착장 접근성과 환승 복잡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장마철 수위 상승이나 겨울철 결빙, 태풍 등 기상 조건에 따라 연간 20일 이상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강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서울의 도시 브랜드이자, 시민 일상과 직결된 새로운 시도다. 특히 시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협력모델로 다층적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도시로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이에 전략적인 행정으로 빠르게 시민 속으로 안착돼야 한다.

시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정식운항 뒤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약속한 만큼 한강 위에서 만나는 이 '움직이는 대중교통'이 앞으로 서울 '교통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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