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4년간 21조원 매입…시세보다 비싸게 구입
경실련 "민간업자만 수혜, 집값 상승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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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민단체는 냉담한 반응이다. 막대한 정부 예산을 들여 민간업자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 주는 구조인 데다 실거래가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도 많아 집값 상승까지 부추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7일 발표한 '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LH는 민간업체가 지은 주택 9만5854호를 21조2152억원에 매입했다. 이 가운데 신축 주택이 8만1135호(17조7740억원)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신축의 경우 민간업자 이익이 반영돼 공공아파트 대비 비싸다. 지난해 서울에서 25평형 신축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려면 7억8000만원이 들었지만, 공공아파트인 송파구 '위례포레샤인'의 같은 평수 분양 원가는 4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실거래가보다 비싸게 매입한 경우도 있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강동구 8평(27㎡) 오피스텔을 한 채당 3억원에 사들였는데 이는 근처 시세 대비 50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 매입가는 과거 고가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감정평가 결과를 반영하기 때문인데, 이는 주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실련은 "신축 다세대주택 2채 값으로 강남권 공공아파트 3채를 지을 수 있는데, 혈세를 업자들에게 갖다 바치고 있다"며 "현 정부는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재검토하고 LH는 신축약정매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H는 임대주택을 단기간에 공급하고자 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신축매입임대 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도심 내 제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게 매입임대 제도인데, 정책 수행 측면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매입가 관련해서는 재작년부터 공사비 기준으로 책정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