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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 APEC 방한 가시화… 한반도 정세 변곡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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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8. 00:01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국하면서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방중에 이어 왕 부장도 조만간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시 주석 방한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의 방한이 가시권에 들면서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북한·러시아와 함께 한·미·일 3국 동맹을 겨냥한 3각 연대 구축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런 시점에 시 주석의 방한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미·중의 전략 경쟁 속에서 한국은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균형 외교를 숙제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일 포기 노선' 공식화와 핵무력 고도화로 한반도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입장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언급이 없어 '핵 불용'이라는 중국의 기존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 장관도 이를 의식해 "최근 김 위원장이 방중한 만큼 관련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중국 측에 건설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APEC에서)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APEC 참석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미·중 정상 간 회담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양국 간 패권 전략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한반도 미래 안보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시 주석 방한에 앞서 중국이 한·미 간 관세 마찰로 생긴 틈새를 파고드는 태도도 분명하게 감지된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16일 사설에서 "미국이 한국에 가한 관세와 투자 압박은 한국으로 하여금 외교적 균형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며 "전문가들은 조 장관의 이번 방문이 실용적 고려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장관이 최근 "미국이 좀 변한 것 같다"고 말한 것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의 이런 태도에 쉽게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다.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관리하려는 이재명 정부 외교 정책 기조에 대한 시험대라는 점이다.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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